[파이낸셜뉴스]
지난해 4월 2일 제주 동남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 일대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B-52H 전략폭격기,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자료시잔)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울릉도 북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15일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동해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한 이후 불과 닷새 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군의 통신에 대응 없이 영공 외곽 20㎞까지 근접 진입했다가 이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공 침범은 없었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근접 비행을 다소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오후 4시30분 주한 러시아 국방무관 니콜라이 마르첸코 대령을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는 우리 측에 훈련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러시아의 카디즈 진입이 빈번한 점 등을 고려해 초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영공 수호를 위해 카디즈에서의 주변국 항공기 활동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우리 카디즈에 침범이 잣아진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카디즈에 무단 진입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9시 20분쯤 합참은 러시아 군용기 수 대가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고, 곧 KADIZ 동쪽 및 북쪽으로 이탈했다"며 "영공침범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이를 사전에 식별해 전투기를 띄워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당시 합참은 러시아 측과 교신한 결과 KADIZ 침범은 훈련 목적이며 영공침범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엔 교신에 답신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공중훈련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단독 또는 연합해 KADIZ에 진입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카디즈는 각국이 미식별 항적을 조기에 식별함으로써 영공 침범을 방지하고자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통상 군용 항공기가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경우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위치 등을 알려주는 게 국제 관행이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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