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
시류 휩쓸린 ‘고위험 빚투’ 막고
올바른 금융·경제지식 알려줘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 서울시 제공
"청년들 스스로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하고, 자기만의 생태계를 가꿀 수 있도록 하는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서울 영테크는 청년들이 무분별한 투자나 채무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고, 필요한 금융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투자 실패로 빚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 중 절반 이상(51%)이 20~30대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무분별한 투자나 채무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고, 올바른 금융·경제 지식을 가지고 금융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제적 자립 기반이 약한 청년들의 부채 증가와 자산 손실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비용 부담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 최초로 청년 대상 일대일 재무 상담과 금융 교육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영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8기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울 영테크는 지난 2021년 11월 첫발을 내디뎠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사진)은 20일 "청년들이 자산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나 고위험 자산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스스로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바로 영테크"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은 성인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고 금융 태도도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청년들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서울 영테크를 통해 2년 이상 재무 상담을 받은 참여자 1106명을 조사한 결과 총자산은 39.1%, 순자산은 4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테크가 청년들의 실질적인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39세 이하 가구주의 순자산이 전년 대비 6.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 기획관은 "영테크 상담 후 과소비 집단 청년들의 총소득 30.6%, 월평균 저축투자액 74.1%가 늘었고, 총지출은 7.4% 감소했다"며 "총자산 대비 총부채 규모가 40% 이상인 과중부채집단 청년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영테크 상담 이후 총자산이 증가하고 총부채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서울 영테크 2.0'을 3월부터 가동 중이다.
우선 지원 대상을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늘리고, 상담 후에도 자산관리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영테크 플랫폼 기능도 개선한다. 경쟁률이 6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금융교육은 온라인 강의로도 진행한다.
김 기획관은 "재무 상담은 어느 정도 소득이 생기고 난 후부터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아직 본격적인 소득이 없는 대학생, 취업준비생도 꼭 참여해서 복리의 기적을 체감하길 바란다"며 "선제적으로 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힘을 길러두면 실질적으로 소득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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