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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韓 혼란 장기화…외교 협상력 쇠퇴, 삼성·SK 반도체 보조금 끊길수도"

닛케이 "韓 혼란 장기화…외교 협상력 쇠퇴, 삼성·SK 반도체 보조금 끊길수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주요 언론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외교 협상력이 쇠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을 안보상 주의가 필요한 '민감국가(Sensitive Country)'로 지정한 점을 강조하며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난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1일자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과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근거로 반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트럼프 측과 공식적인 접촉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을 부각했다. 또 한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에 대해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한국 경제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의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닛케이는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한국을 중국·러시아·이란 등과 함께 민감국으로 지정한 점도 꼬집었다. 신문은 "미국이 국가 안보 및 정보 보호를 이유로 한국을 기술 협력 제한 국가로 분류했다"며 "이 조치는 4월 15일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한국 반도체·인공지능(AI) 연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총 40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 폐지를 언급하면서 보조금 지급이 불투명해졌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투자 전략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가 미국의 강경한 통상 압박에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닛케이는 "19일 서울에서 열린 경제·산업계 긴급 간담회에서 '트럼프의 관세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저지할 외교적 협상력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미국과 관계 회복을 위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 내부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닛케이는 "한국이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미 협상력을 잃으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반도체·자동차·철강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일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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