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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나홀로 약세'… "정국 불안 이어질땐 원·달러 환율 1480원까지 오를수도"

3월 평균 환율 1453.6원
환율 계엄직후 수준 급등
원화값 하락 속도 빨라져

원화 '나홀로 약세'… "정국 불안 이어질땐 원·달러 환율 1480원까지 오를수도"

지난달 1450원 밑으로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다시 상승하며 계엄 사태 직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통화가치가 반등하고 있으나 탄핵 정국과 관련한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원화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국 불안이 이어질 경우 환율이 달러당 148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달 4~21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3.6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월(1445.6원)보다 8원 상승했다.

계엄사태의 충격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던 지난 1월(1455.5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원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는 강세다. 엔·달러 환율은 1월 말 달러당 155.09엔에서 이달 21일 149.27엔으로 하락했다. 엔화가치 상승률은 3.9% 수준이다. 유로화는 같은 기간 유로당 1.04달러에서 1.08달러로 3.85%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파운드당 1.24달러에서 1.29달러로 4.03% 상승했다.

이 같은 원화의 '나홀로 약세'는 국내 정국 불확실성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못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지난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하면서 정국 불안은 더욱 확대됐다.

실제 탄핵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 이달 첫 주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7.9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선고기일이 지정되지 않자 환율은 상승 폭을 키웠고, 20일에는 장중 1470.5원까지 오르며 2월 3일 이후 처음 장중 1470원대를 넘어섰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높은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는 가장 큰 이유는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탄핵 심판이 시장의 예상(3월 20~21일)보다 늦춰지면서 경계감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탄핵 관련 불확실성 장기화가 원화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고기일이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하향 안정화 전망을 철회하고, 1·4분기 말 전망치를 1410원에서 145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탄핵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원·달러 환율이 이달 148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에 진입한 건 지난해 12월 27일(1486.7원)이 마지막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엔화의 강세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도 그 수준을 어느 정도는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탄핵 이슈가 자극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해외 베팅 사이트에서 탄핵 기각 확률이 올라가는 등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의 80%가량은 정국 불안 장기화 때문"이라며 "관련 이슈가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1480원 가까이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