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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진에 전력반도체 업계도 한파, 줄 구조조정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 업계 구조조정 움직임 확산
최대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 필두로 일본 르네사스, 산켄전기
1000명대 인력 감축 및 가동률 하향 조정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속 업체간 공동설비 사례도

전기차 부진에 전력반도체 업계도 한파, 줄 구조조정
전력반도체 업계 불황과 관련해 생성형 AI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오픈AI 제공

【도쿄=김경민 특파원】 전기자동차(EV)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최대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등 미국·유럽 주요 기업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착수했고,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투자를 연기했다. EV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생산능력이 과잉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업 간 협력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데 필수인 부품이다. EV의 주행거리나 가전제품의 에너지 절약 성능을 좌우한다. 인공지능(AI) 분야와 함께 반도체 산업의 성장분야로 평가된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1400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추가로 1400명의 배치를 변경할 계획이다.

세계 2위 미국 온세미도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3위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역시 조기퇴직자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르네사스는 2024년 10~12월기 공장 가동률을 약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 분기 40%에서 낮춘 것이다. 연내 수백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예정하고 있으며 2025년 초를 목표로 했던 야마나시현 고후공장 내 전력반도체 양산 개시도 연기했다.

구조조정은 부품과 소재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미국 울프스피드는 올해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약 1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산켄전기는 EV 구동장치용 전력반도체 복합부품의 양산 개시를 당초 연내로 예정했으나 약 2년 정도 연기했다.

스미토모전기공업은 도야마현에 계획했던 반도체 소재 신공장 건설과 효고현 공장의 신라인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2024년 세계 EV 판매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약 1137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증가율은 2023년 30%, 2022년 75%에서 크게 떨어졌다.

전력반도체 재고도 증가해 미·일·유럽 주요 7개 기업 제품의 평균 재고일수는 2024년 10~12월기에 99일로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설비투자를 공동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바와 로옴이 약 3800억엔(약 3조4000억원), 후지전기와 덴소도 약 2100억엔(약 1조8800억원)을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덴소는 로옴에 일부 출자하며 제휴도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기업 간 경계를 넘어 투자를 집중해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