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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사망자' 18명 대부분 노약자…대피하다 도로·차안서 변 당해

'산불 사망자' 18명 대부분 노약자…대피하다 도로·차안서 변 당해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어났으며, 부상자도 2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번 산불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중상자는 경북 1명, 경남 5명 등 6명, 경상자는 경북 6명, 경남 5명, 울산 2명 등 13명으로 파악됐다.

체계 없는 재난문자와 뒷북 대응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사망 피해자 상당수는 갑작스런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량 안이나 도로 등에서 숨졌다.

고령 어르신들의 경우 재난문자가 있었지만 실제 자력 대피는 어려운 경우도 확인된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산불 발생지역인 영양군, 청송군, 영덕군, 안동시에서 총 1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영양에서는 도로 등에서 일행으로 추정되는 남녀 4명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청송군에서는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에서 숨졌고, 청송읍 외각에서 60대 여성이 불에 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시에서는 주택 마당에서 50대와 70대 여성 등 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군에서는 요영원 환자 3명이 대피 도중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사망하는 등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청송군에서는 가족과 함께 트럭을 타고 대피하던 70대 여성이 교통사고로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어 이송됐다.

이처럼 사망자나 부상자들은 사전 대피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탈출을 감행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이 급박한 재난 상황에서도 과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불이 지자체 경계를 넘어오기 직전 대피 문자를 발송하는 등 긴급재난문자도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영덕에서는 주민 104명이 산불로 인해 대피하던 중 항구와 방파제에 고립됐다가 울진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대피 장소를 안내한 지 5분이 지나지 않아 장소를 변경하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북 북부권 지자체 관계자는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고 시야도 제로인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산불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대피 장소도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노력해 대부분 주민을 대피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구하지 못한 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