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단독]“10년째 F등급이 웬 말”...하남시 노인복지관 운영 최하위 ‘불명예’

전문가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 구조 개선 필요”
市 “심각한 문제로 받아 들여...개선 방안 즉시 검토”

[단독]“10년째 F등급이 웬 말”...하남시 노인복지관 운영 최하위 ‘불명예’
10년간 진행된 모든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하남시노인복지관. 사진=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남=김경수 기자】 경기 하남시가 직접 운영(이하 직영)하는 '하남시 노인복지관'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또다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10년간 4차례 평가에서 모두 낙제점을 기록한 불명예다. 하남시의 복지관 운영을 놓고 지역사회에선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 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 노인복지관 평가 결과'에서 하남시 노인복지관은 이번에도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인 F등급을 기록했다. 경기도 62개 노인복지관 가운데 하남시만 유일하게 최하 등급이다.

복지부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복지시설 유형별로 △재정 조직 운영 △프로그램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시설 및 환경 △시설 운영 전반 등 5개 영역에 걸쳐 A~F 등급으로 나눠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하남시는 우선 '재정 조직 운영' 분야에서 필수 인력(10명)을 배치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이날 기준 단 2명(병가 1명)만 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장과 중간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 요건 또한 충족하지 못했다.

'프로그램 서비스' 분야에선 노인맞춤 돌봄·취미·여가 등의 필수 사업인 '평생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어르신 대상 인권 교육은 부재했고, 기본적인 시설장 인터뷰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시 노인복지관 운영이 지속적으로 부실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복지관 운영 수준에 대한 심각한 우려마저 불러일으킨다. 지역사회는 시의 노인복지관 운영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동시에 부실한 구조적 문제를 질타했다.

박모씨(70·춘궁동 거주)는 "수년째 노인복지관을 운영한 하남시가 이번 결과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준 건 기초적인 준비 부족, 개선 의지마저 없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복지관에서 누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한탄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영하는 시설은 위탁과 비교했을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체계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위탁 기관과 달리 지자체는 행정 부재, 인력 등의 이유로 시설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F등급을 받고 수년째 개선이 하나도 안 됐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본다. 보건복지부 평가 지침에 맞춰 개선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복지부 평가 지표에 대한 불합리한 형평성을 제기하면서도 10년째 평가가 저조한 데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정 하남시청 노인장애인복지과장은 "직영으로 운영되는 하남시 노인복지관은 복지부 평가 기준 지표에 맞지 않아 불합리한 문제가 많다.
위탁 운영시설에만 맞춘 평가 지표"라며 "복지부에 이를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오래도록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데도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만큼 시 노인복지관 운영을 좀 더 나은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단독]“10년째 F등급이 웬 말”...하남시 노인복지관 운영 최하위 ‘불명예’
2024년도 경기도 사회복지시설 평가 결과 표. 경기도 제공

[단독]“10년째 F등급이 웬 말”...하남시 노인복지관 운영 최하위 ‘불명예’
10년간 진행된 모든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하남시노인복지관 전경. 사진=김경수 기자
2ks@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