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앞 모인 李 지지·반대측
무죄 판결에 환호·비난 엇갈려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선고 후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사필귀정 아니겠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편으로는 이 당연한 일들을 끌어내는 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이 참으로 황당하다"며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쓴 그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 개선을 위해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심 갖고 모였는데,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불은 번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는 '법정 공방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번 판결이 대권 행보에 어떤 영향 미칠 것 같은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일부 당원·지지자들과 악수한 후 차를 타고 떠났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일대는 오전부터 지지자들과 규탄 단체의 갈라진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검 서문 도로 편도 4차로 중 2차로 100m를 점거하며 집회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오후 1시 기준 집회 참가자는 500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옷을 입고 파란색 풍선을 든 채 '이재명은 무죄다!' '정치검찰 탄핵하라! 검찰해체'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재명은 청렴하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그날까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같은 시각 500m 떨어진 서울 서초구 법원로에서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같은 시간 기준으로 '신의한수' 집회에는 350명, 자유국민연합 집회에는 25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편도 2차로 100m를 차지한 채 자리에 앉아 집회했다. '이재명 즉각구속' '내란선동 민주당' 등의 피켓을 들고 "재명아 감옥가자!"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 대표 선고 관련 뉴스 속보가 나올 때마다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회자가 "판사들이 웃깁니다.
이재명이 '김문기를 몰랐다'고 한 말을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 못한다고 합니다"라고 이야기하자, 몇 초 동안 침묵이 감돌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흔들리지 말자. 백현동이 핵심이다! 제대로 판결해라!"며 재판부를 향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게 나라냐!"고 울부짖으며 강하게 반발하는 이도 있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최은솔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