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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금 1억 지급했더니 年 출생아 28명으로 늘어" [제8회 서울인구심포지엄]

특별강연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

"출산장려금 1억 지급했더니 年 출생아 28명으로 늘어" [제8회 서울인구심포지엄]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 생산인구 감소, 국방인력 부족, 지방소멸, 노인부양 문제 등 심각한 사회적 위기이자 국가안위의 문제다. 당장은 먼 산 위의 작은 눈덩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미루다가 눈앞에 닥쳤을 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은 27일 파이낸셜뉴스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8회 서울인구심포지엄' 특별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부영그룹이 지난해부터 직원 자녀 1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과연 효과가 있을까' '장려금 받고 퇴사하면 어쩌나' 같은 우려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사소한 리스크보다 우리가 직면한 인구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현금 지급만 생각했던 건 아니다. 부영그룹이 전국에 66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 어린이집을 활용한 실질적인 보육 지원방안도 고민했지만 제도상 거주지 근처의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결국 현금지원 방식으로 결정했는데, 세금 처리 문제나 장려금만 받고 퇴사하는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더 중요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밀고 나갔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장려금 시행 이후 효과가 눈에 보였다. 이 회장은 "연평균 출생아 수가 23명에서 지난해 28명으로 늘었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출산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어떤 직원은 5년 만에, 다른 직원은 7년 만에 둘째를 낳았다고 하고, 개인적으로 제 비서도 이 장려금이 출산 결정에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룹 채용 지원자가 늘어나는 등의 부수적인 긍정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저출생 못지않게 고령화도 심각하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오는 2050년이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2000만명에 달하고, 유소년과 노인을 빼면 생산가능인구가 겨우 2000만명밖에 안 된다"며 "이들이 전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이보미 팀장 이유범 박지영 홍예지 최용준 김찬미 송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