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산 차 25% 관세"
美, EU 자동차 최대 수출시장
벤츠·BMW·폭스바겐 '직격탄'
멕시코·일본·캐나다·한국까지
예외없이 관세… 대응책 분주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4월 3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김경민 특파원 윤재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4월 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각국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럽, 일본, 멕시코 등 미국으로 자동차 수출이 많이 국가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EU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EU자동차 산업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특히 미국 소비자들에게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같은 자동차를 공급하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서 이미 취약한 자동차 산업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EU의 최대 자동차 수출시장으로 전체 수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년 대비 4.6% 감소한 384억 유로(약 60조7000억원) 상당의 완성차를 미국에 수출했다. 특히 독일의 3대 자동차업체는 유럽 전체 대미 수출량의 73%를 차지했다. 포르쉐 3대 중 1대꼴, BMW 6대 중 1대꼴로 미국으로 수출됐다.
BMW 회장 올리버 칩제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올해 10억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관세 전쟁에서는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도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7일 "일본도 대상국에 포함되는 형태로 발표된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2019년 이후 세계 최대 대미 투자국으로 미국 경제에 공헌해왔고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약 616억달러(약 90조2400억원)의 대미 투자로 230만명가량의 고용도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대미 수출총액의 28.3%인 6조261억엔(약 59조원)이다. 또 2023년 미국의 완성차 수입 대수에서 일본산 자동차는 18%로 멕시코(33%)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모든 수입 완성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연간 관세 부담은 약 510억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 판매 차량 중 멕시코에서 수입 비중이 큰 마쓰다와 GM은 일률적으로 관세가 적용될 경우 연간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영업이익이 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자동차 관세 부과를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칭하며 캐나다의 이익을 위한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제조업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이른다.
NYT는 "미국이 고율 관세로 문을 걸어 닫는다면 현재 수준으로 생산라인을 유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국 순위는 멕시코(785억달러), 일본(397억달러), 한국(366억달러), 캐나다(311억달러), 독일(247억달러) 등이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3000~6000달러(약 440만~880만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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