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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음주도 첫 습관이 중요하다. 갓 성인이 된 이들은 해방감에 음주를 즐기지만 초반에 잘못 들인 습관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위식도 역류질환(GERD)'이다. 이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주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술을 마신 뒤 곧바로 눕거나 소위 '토마토(토하고 먹고를 반복하는 습관)' 등 잘못된 음주 습관으로 발병할 수 있다.
위산 역류를 막는 방어 장벽 '하부식도괄약근'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는2023년 기준 479만2494명으로 10년 전(351만9136명) 대비 36% 증가했다.
이상진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반복되는 위산 역류는 단순히 불편한 증상에 그치지 않고 식도 점막을 만성적으로 손상시킨다"며 "이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음주 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핵심 원인은 '하부식도괄약근' 기능 저하다. 하부식도괄약근은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음주와 흡연, 탄산음료, 커피, 비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 기능이 약해지면 역류가 발생한다.
특히 알코올은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을 낮추고 근육 긴장도를 감소시켜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맥주 등 탄산을 함유한 술은 식도 점막을 더 자극하고 위 내부의 압력을 증가시켜 역류 위험을 더욱 높인다.
게다가 알코올 섭취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춰 위가 제대로 비워지지 않아 역류 위험을 증가시킨다.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만으론 구분 어려워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 증상은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과 가슴 쓰림,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목에 이물감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식물 섭취 후 증상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심한 경우 수면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속 쓰림과 위식도 역류질환은 증상만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위내시경이나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는 산도를 측정하는 가느다란 관을 코를 통해 식도 끝자락에 삽입시켜 24시간 일상생활 후 측정관을 제거해 분석하는 검사다.
위식도 역류질환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불편한 증상에서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복적인 위산 역류는 식도염, 식도 궤양, 식도협착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식도협착은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특히 위산의 지속적 자극으로 식도 점막이 소장 점막과 유사하게 변형되는 '바렛식도'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완치가 안 되고 식도암이 생길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최대 30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이 치료의 핵심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목표는 역류를 최소화해 식도 점막을 보호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치료법은 '산분비 억제제'를 활용한 약물치료이며, 생활습관 개선과 식이요법도 필수적으로 병행된다.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내시경 시술이나 복강경 수술 등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이라며 "증상을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진행돼 치료가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을 줄이고 탄산음료와 커피, 기름진 음식, 주스(오렌지·레몬 등), 초콜릿 등 자극적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구토하는 잘못된 음주 습관인 '토마토'는 식도 점막 손상뿐만 아니라 식도 천공 등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비만은 위식도 역류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므로 체중을 적정하게 관리하고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고 최소 2~3시간 소화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옷이나 허리띠를 지나치게 조이지 않고 잘 때는 상체를 약간 높여 역류를 방지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과 증상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대학 시절 형성된 습관은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상진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제공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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