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길거리 출산애 건물 잔해서 '살려줘요' 비명 소리로 가득
28일 오후 3시20분께(현지시각 오후 12시 50분) 미얀마 내륙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이웃 태국 수도 방콕에서 신축 중이던 고층 건물이 무너졌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미얀마를 28일(현지시간)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곳곳에서 매몰자와 실종자가 속출하면서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4년째 이어진 내전과 국제사회와의 고립 속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BBC는 만달레이 주변에서 구조에 들어간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기계와 장비들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부족한 상황이어서 구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면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시신들을 수습하고 잔해 아래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려면 이걸로는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도와줘요, 도와줘요'하고 울부짖는다. 정말 희망이 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한 대원은 "대부분의 건물들이 붕괴했다"며 "(사람들이) 거리에서 달리면서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달레이 종합병원이 거의 꽉 찬 상태이며 병원 건물 역시 손상됐다고 전했다.
그는 밤이 돼도 사람들이 여진으로 인해 집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잠을 이루지 못해 길바닥에 앉아 있는 이들도 있었다며 "눈 앞에서 가족, 친구, 친인척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중이던 임산부가 들것에 실려 건물 밖으로 대피한 후 들것에 누운 상태로 의료진에 둘러싸여 거리에서 출산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 지역에서 구조작업에 참여중인 한 대원은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사람들이 갇혀서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구조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에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몬시 페러 부국장은 군사정권 하에서 수십년간 고통을 받아온 집단들이 있다며 "저항한 전력이 있는 집단이 활동하는 지역에 군부가 지원을 거부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28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건설 중이던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져 구조대가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날 오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지역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태국 방콕에서 건설 중이던 30층 높이의 건물이 무너지면서 최소 10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BBC는 방콕의 미완성 초고층건물 붕괴 현장에서 잔해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구조대원들과 매몰자들에게 위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붕괴 현장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시신은 6구이며, 실종된 건설노동자는 약 100명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강진이 발생한 사가잉 단층선에 가까운 지점에 있는 미얀마 바간 불교유적이 파괴됐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곳은 11세기에 지어진 불탑들과 사찰들 등 2200여개의 불교 유적들이 있는 곳으로,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유적지는 2016년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상당히 심각한 피해를 겪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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