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사진) 미국 보건장관이 식품의약청(FDA) 백신 책임자인 피터 막스를 쫓아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네디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백신 승인이나 안전성 검사 시스템을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 이 시스템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사실상 해고했다. AP 연합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 장관이 식품의약청(FDA) 백신 책임자를 쫓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FDA 백신 책임자인 피터 막스 박사가 축출됐다고 보도했다.
막스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워프 속도 작전’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안전성을 의심하는 음모론자 케네디를 보건장관에 앉힌 뒤 압박을 받다 결국 28일 사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막스는 이날 오전 보건부 공무원이 사표를 낼지 아니면 해고당할지 양자택일할 것을 요구하자 결국 사표를 냈다.
막스는 사직서에서 케네디 보건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진실과 투명성은 장관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대신 그는 자신의 가짜 뉴스와 거짓에 굴종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직서는 새라 브레너 FDA 청장 대행에게 제출됐으며 사직 일자는 4월 5일로 돼 있다.
막스는 2012년부터 FDA에서 일을 했다. 4년 뒤인 2016년부터는 백신과 바이오텍 의약품, 혈액 제품을 감독하는 부서를 맡았다.
이 부서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백신이 제대로, 또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 규제를 간소화하고, 정부 자금을 끌어모으는 팀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막스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 했지만 백신 접종과 관련해 케네디의 음모론과 갈등을 빚었다.
케네디는 장관이 된 뒤 직원 1만명을 해고하고, 각 부서를 폐쇄하는 등 보건부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그는 오랜 백신 비판론자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인준청문회에서는 그러나 백신 반대론을 완화하고 백신 승인이나 안전성 검사 시스템을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시스템이 바로 이번에 쫓겨난 막스가 감독하던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케네디는 최근 텍사스와 뉴멕시코 홍역 발병이 별일 아니라고 일축했다가 비판을 받자 그제야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홍역 발병 확산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후 말을 바꿔 이런 감염병 발병과 싸우는 것이 보건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케네디는 백신 접종은 여전히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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