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길어져 尹탄핵심판 4월로
재판관 2인 퇴임 18일 ‘마지노선’
6인 이상 인용 있어야 파면 결정
"기각이든 인용이든 18일 전에"
"만장일치로 국론 분열 막아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30일 서울 종로구 헌재 건물에 눈이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고심을 거듭하면서 이제 남은 선택지는 우선 4월 첫째 주 혹은 둘째 주 금요일인 4일과 11일로 좁혀진다. 재판관 2인이 퇴임하는 4월 18일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점, 전례가 모두 금요일이었던 점 등이 근거다. 다만 퇴임 직전인 셋째 주까지 밀릴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지 106일,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33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은 탄핵소추부터 선고까지 각각 63일, 91일이 걸렸는데, 최장 기간 심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핵심판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 노 전 대통령은 14일, 박 전 대통령은 11일이 걸린 바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사건을 접수한 뒤 '최우선 처리' 방침을 밝혔으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시작으로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의 탄핵심판 사건을 먼저 처리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심리가 길어지면서 쟁점이 단순한 사건부터 먼저 선고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 사건도 선고만 남겨놓고 있다.
배경을 두고는 8명의 재판관 의견이 '5대 3'으로 나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탄핵심판에서 6인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야 파면이 결정되는데, '5대 3'으로 의견이 갈린 경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6대 2'로 의견이 나뉘었어도, 1명의 입장 변화에 따라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헌재가 변론을 종결해놓고 한 달이 넘도록 결론을 못 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사실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너무 서둘러서 마무리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이 때문에 의견이 더욱 엇갈릴 수밖에 없을 테고, 의견 불일치가 크기 때문에 선고가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선고일 발표 후 선고를 준비하는 데는 통상 2~3일이 걸리는데, 4월 2일 재보궐 선거가 예정된 만큼 이르면 3~4일 선고가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법조계 안팎에선 선고일로 4월 4일과 11일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내달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전례와 달리 다른 요일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두 재판관 퇴임 전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법조계는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본다.
권형둔 공주대 법학과 교수는 "재판관 퇴임 후에는 사실상 헌재가 작동을 멈추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기각이든 인용이든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더구나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자리는 대통령 몫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임명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장일치를 위한 장기간 숙의설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형국이 됐다. 한 총리 탄핵 사건에서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은 다양하게 갈렸다.
장 교수는 "쟁점이 비교적 간단한 이진숙 위원장(4대 4), 한덕수 총리(5대 2대 1) 탄핵심판 결정에서 재판관들의 의견 차이가 상당히 드러났다"며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면 선고가 이렇게까지 늦춰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인 데다 국론 분열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 탄핵 사건은 정치적 안정성 확보와 국론 분열 방지 등을 위해 만장일치로 의견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상계엄의 위헌성이 드러난 상황에 기각·각하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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