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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우리집이 잿더미로… 영남주민 고통은 지금부터

영남권 4만8천㏊ 태운 괴물산불
열흘간 75명 사상자 내고 일단락
의성·안동·청송 등 최대 피해지역
지역농가 동물까지 폐사 ‘치명상’
이재민에 모듈러 주택 임시제공

하루아침에 우리집이 잿더미로… 영남주민 고통은 지금부터
경북·경남을 10여일간 휩쓴 '괴물산불'이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75명의 인명피해와 여의도 면적의 166배를 잿더미로 만든 채 사실상 일단락됐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30일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총력 대응 끝에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시작한 경북 산불은 일주일만인 28일에, 경남은 10일만인 이날 오후 1시께 주불이 완전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75명이다.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서는 사망자가 26명에 달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 영향 구역은 4만8238㏊로 서울 여의도의 166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택 3000여동이 전소되고,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000여건 등 시설 피해도 컸다

보물로 지정된 '천년고찰' 고운사 내 연수전, 가운루 등은 잿더미로 변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얼굴인 고찰 대전사 등에도 불길이 접근했다.

이번 산불 사태로 지역 농업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안동 지역에선 비닐하우스와 버섯재배사 216동이 불에 타고, 저온 저장고 290동과 농업용 창고 162동, 농막 280동이 소실됐다. 농기계도 2200대가 불에 타 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축산농가의 경우 축사 82동에서 피해가 발생해 소 184마리, 돼지 2만574마리, 닭 17만2243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송 지역에선 사과 재배지 164.5㏊와 자두 재배지 13.5㏊가 피해를 입었다. 또 축사 30곳에서 619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양봉 1262군도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종합 구호활동에 나섰다. 관련 기관별 지원사항을 담은 '산불 종합안내서'를 마련하고, 7곳의 현장지원반을 통해 주민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민 주거안정을 위해 임시조립주택 입주 희망 수요조사를 실시 중이며, 이주단지 조성 등 장기적 해결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피해주민 생계지원을 위한 의료급여 지급, 건강보험 경감, 통신비 감면 조치와 함께 농기계 및 종자·육묘 지원을 통해 피해농업인의 영농재개도 적극 돕고 있다. 피해가 확인된 이재민에게는 지자체를 통해 긴급생활 안정지원금을 신속히 전달하고, 심리 및 의료 지원도 병행 중이다.


산불 발생 이후 29일까지 약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 수습과 이재민 지원에 동참했으며,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약 550억원의 성금이 모금됐다.

고 본부장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이번과 같은 산불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예방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산불 위험지역 수시 현장 점검과 진화인력·장비 선제 배치 등 철저한 초기대응을 약속했다.

그는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산불 감시를 촘촘히 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자율순찰도 강화하겠다"며 "매우 빠르게 확산하는 산불 경향을 반영해 주민 사전대피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