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탄핵선고 이틀전 재보선… 정치권 풍향계 역할 할 수 있을까

탄핵·산불 등에 묻혀 유권자 관심↓
사전투표율 8%… 민심파악 힘들듯

탄핵정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교육감·기초단체장·광역 및 기초의원 등 전국 21곳에서 4·2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탄핵 정국이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고 있는 만큼 이번 재보선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여론을 파악하는 일종의 가늠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대선 모의고사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낮은 사전투표율이 증명하듯 재보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민심 파악과 정치권 풍향계 역할에 미치지 못한채 '동네 선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4·2 재보선이 부산 교육감·서울 구로구청장·충남 아산시장·전남 담양군수·경북 김천시장·경남 거제시장 등 전국 21곳에서 진행된다. 선거운동 기간은 탄핵 정국과 산불 대응 등에 묻혀 비교적 조용히 흘러갔다. 지난 달 28~29일 진행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7.94%로, 2015년 이후 치러진 9차례 재보선 중 4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낮은 투표율은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여야간 정쟁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유권자들의 실망과 높은 피로감이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여론의 관심이 탄핵정국에 쏠려 있어 민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초자치단체 위주로 열리는 선거라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이 떨어진다"며 "사실상 잊혀진 선거고 관심이 떨어지는 동네 선거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다만 탄핵 선고를 목전에 두고 열리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탄핵 찬반에 대한 여론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탄핵 정국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지역 선거도 주도하고 있어 선거 결과에서 여야에 대한 지지 여론을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역 특성과 전통적 지지 성향 등을 덜어낸다면 중도층의 지지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할 관전 포인트로는 부산·담양·구로 정도가 꼽힌다.

부산교육감 재선거에는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이 진보성향으로,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과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부교육감이 보수성향으로 출마했다.


구로구청장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가 나오지 않지만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주목도가 높다. 장인홍 민주당·서상범 조국혁신당·최재희 진보당·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가 맞붙는다. 전남 담양군수 선거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