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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로 소송비용 지출한 대학총장…대법 "업무상 횡령"

1·2심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만 유죄 판단
대법 "사용행위 자체로 불법영득의사 실현"

교비로 소송비용 지출한 대학총장…대법 "업무상 횡령"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학교 총장이 학교법인의 소송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지출한 것은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영우 전 총신대 총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총장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6~2017년 교비회계 자금 수천만원을 학교법인 관련 소송비, 명절 선물 비용 등으로 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립학교법상 기부금, 수업료 등으로 조성된 교비회계는 학교운영·교육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돼야 하며, 다른 회계에 전출·대여하거나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다.

1심에 이어 2심은 김 전 총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소사실 중 소송비용 2800여만원을 교비회계로 지출한 부분에 대해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학교법인 관련 소송비용으로 지출됐으므로 김 전 총장이 이익을 얻은 바가 없고, 불법영득의사(위탁취지에 반해 권한 없이 처분하려는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교비회계 자금은 대학의 학교 교육과 직접 관련된 세출 항목에만 지출해야 한다'는 학교법인 본인의 위탁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목적에 비롯된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학교법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돼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무상횡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업무상 횡령죄와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교비회계에서 학사 운영에 관한 법률 자문료 2200만원, 명절 선물 구입 비용 4500만원을 지출한 혐의는 학교 교육에 필요했다는 점이 인정돼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