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美와 '관세 전쟁' 중인 캐나다-멕시코, 상호관세에 보복 시사
유럽연합(EU)은 협상 가능성 남기면서 보복 가능성 언급, 中 "단호한 반격" 예고
韓日은 일단 관망하며 상호관세 충격 완화 조치 모색
베트남은 미리 관세 내려, 호주 및 영국은 맞보복 자제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통보를 받은 세계 각국들이 잇따라 보복 조치를 언급하며 반격 준비에 나섰다. 캐나다·멕시코와 유럽, 중국같이 지속적으로 트럼프와 부딪친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나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일단 임박한 관세 파도를 견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 이상 참지 않는 미주·유럽, 적극 반격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25% 관세 공격을 받고 있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1일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추가 조치에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만약 2일 캐나다에 반하는 추가 조치가 나온다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가 2일 발표하는 내용을 보고 이달 3~4일 이전에 잠재적인 보복을 포함하여 대응책을 내놓는다고 예고했다. 셰인바움은 트럼프의 추가 관세에 "준비됐다"면서 같은 강도의 보복 보다 멕시코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이날 캐나다 총리실은 지난달 총리직에 오른 카니가 처음으로 셰인바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카니가 "캐나다에 대한 부당한 무역 조치에 맞서 싸우고, 캐나다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며, 캐나다와 멕시코 간 교역 증대를 포함해 캐나다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계획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양국은 미국과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USMCA를 맺었었지만 지난 2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단속 부실을 이유로 트럼프가 선공을 시작하자 미국과 관세 전쟁에 들어갔다. 트럼프는 일단 USMCA에 해당하는 품목에 관세를 유예했으나 이 역시 오는 2일에 만료된다. 3일에는 펜타닐 관세와 별도로 캐나다·멕시코에서 미국에 유입되는 완성차에 25% 관세가 추가된다.
대서양 건너편의 유럽연합(EU)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에서 미국의 전 방위 관세 공격에 대해 "우리는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반격할 수 있는 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통상에서 기술 부문, 시장 규모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카드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폰 데어 라이엔은 트럼프의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 내용을 면밀히 평가해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면서 "반드시 보복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필요시 보복할 수 있는 강력한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4일 캐나다 윈저에서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트럭들이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中 대응 천명...韓日 등은 일단 관망
캐나다·멕시코와 함께 펜타닐 관세를 얻어맞은 중국은 트럼프가 추가 관세를 단행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장관)은 1일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무역에 대해 "미국이 계속 압력을 행사하거나 나아가 다양한 유형의 협박에 관여한다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펜타닐 문제에 대해 "미국이 스스로 직면하고 해결할 문제"라며 "중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철저한 마약 통제 정책을 보유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이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의 괴롭히기'가 되면 안 된다"면서 "다른 나라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에 해를 입힘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구축해서는 안 된다"라고 역설했다.
한국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4대 그룹 총수를 불러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상호관세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 시행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미국측과 전방위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상호관세에 "일본이 제외되도록 계속 강력히 요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2일 회견에서 기업을 위해 "(상호관세) 조치가 발동되었을 경우 특별 상담 창구 설치 및 자금조달 지원 등을 신속하게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높은 대미 무역 흑자 때문에 트럼프의 최우선 목표로 꼽힌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에서 미국산을 비롯한 다양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췄다. 1일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영국도 상호관세의 영향을 받겠지만 즉각 대응하지 않겠다며 트럼프와 합의를 계속 이어간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2일 발표에서 미국의 관세 공격에 관세로 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이 요구대로 무역 규정을 바꿀 계획은 없다면서 "호주의 이익을 위해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 총리,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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