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고 이틀 전, 헌재 일대 '진공상태' 착수
집회에 통행 제한 겹치며 인근 상인 한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가 경찰 차벽으로 통제되고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인도를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사진=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선생님, 어디로 가십니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경찰은 선고 당일 헌재 일대를 '진공상태'로 만들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날도 헌재 앞 도로변을 비롯해 안국역 주변 곳곳에 질서유지선과 경찰 차벽을 세웠다.
경찰은 골목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목적지를 묻고 통행을 제한했다. 좁은 골목까지 삼엄한 경비가 이어지면서 이동이 쉽지 않았다. 곳곳에선 경찰의 통제에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부는 "왜 지나가지 못하게 하느냐", "길을 막는 이유가 뭐냐"며 항의했고, 경찰은 이들을 타이르며 상황을 정리했다.
하지만 선고일이 가까워질수록 경비가 한층 강화되면서 상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계속되는 집회와 통행 제한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데다 주변 관광지까지 문을 닫으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탄핵 선고 당일인 오는 4일 서울 종로구, 중구 등에 있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의 관람이 중지된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도 하루 문을 닫으며, 광화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휴관한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청와대도 휴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매출 타격이 크다고 호소한다.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 앞에서 연일 집회가 열리며 매출이 급감했는데, 선고를 앞두고 통행 제한과 관광지 휴관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헌재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30)는 "이곳은 원래 외국인 손님이 많은 지역인데, 탄핵 정국 이후 외국인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며 "매출도 이전 대비 30%가량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악세사리 가게를 운영하는 송모씨(49)도 "며칠 전부터 손님이 계속 없다. 안국역 자체를 통제하면서 손님이 더 줄었다"며 "전년 봄 대비해서도 장사가 안 돼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선고 당일엔 이런 비정상적 장사마저도 할 수 없다. 현재 집회의 양상을 보면 어떤 사건·사고가 일어날지 예단하기 쉽지 않아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때도 4명이 숨지는 등 대형 사건이 잇따랐다.
선고일을 앞두고 이미 일부 음식점과 카페는 '임시 휴무'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30년간 헌재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해 온 한 사장은 "선고 당일에는 직원들이 출근할 수가 없어 가게 문을 닫을 예정"이라며 "그날 대부분의 음식점이 문을 닫아 경찰들도 도시락을 싸온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안국역 인근 한 기념품 가게 직원도 "선고 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창문도 다 가리고 가게 문 역시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고 이후에도 헌재 인근에서 집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더 큰 고충이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오는 5일 광화문에서 헌재까지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역시 주말마다 진행해온 연합예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상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국역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모씨(32)는 "탄핵 정국 이후 상권이 완전히 죽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며 "탄핵 선고 이후에도 매출이 눈에 띄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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