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격랑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권은 물론 거리에서도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헌재 판단을 기점으로 내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있다.
전문가들은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당연히 있다"며 "여론을 정치적 대립구도로 호도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2일 박진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이번 탄핵심판 과정에서 신뢰도 많이 떨어지고, 어느 쪽이 되든 결과에 따라서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제도적으로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기에 결론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다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사법부의 결정이 자신들의 뜻과 다른 경우 불복하는 사례는 다수 발생하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 및 구속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유·무죄 판결이나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매 기일에도 서초동과 헌재 인근은 찬반 집회로 극심한 혼란을 빚어왔다.
박 교수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지금 재판부가 자신이 임명한 정치세력의 결론에 맞게 줄을 선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되 앞으로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관의 중립성에 대한 제도적 개선 등을 통해 국민수용성이 높아지도록 해야 하는 노력은 계속 필요하다"고 했다.
극도의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정치권이 앞장서서 지금부터 국민들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헌재 결정에 대해 여야 가리지 않고 승복하는 것이 국론분열의 상황을 벗어나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만약 결정에 불복해 극단적 행동에 나서면 사회적 비용은 더 한두 배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국가위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라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모든 리더가 자신의 조직에 대한 사명감으로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정치권이 당리당략 때문에 장외에 나가는 부분을 일정 이해하지만, 국가를 생각한다면 그들이 부추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 양당이라도 승복 메시지와 함께 흥분한 국민들을 진정시키고 집에서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리자는 메시지를 내놓고 본인들도 장외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며 "현장에 나온 사람들을 더 흥분시키고, 더 옳다는 확신을 불어넣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진영논리에 따른 '승복 논란' 자체가 왜곡됐다는 의견 역시 있다.
승복의 대상자는 당사자인 윤 대통령일 뿐, 주권자인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이는 당연하다는 취지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헌재에서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낼 경우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승복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 승복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초점이 어긋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평론가는 "진영논리가 아니라 윤 대통령의 위법행위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결론을 빌미로 정치적 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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