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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분기 출하 13% 급감…”분수령 마주했다”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1분기 출하 13% 급감…”분수령 마주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행보에 대한 불만으로 소비자들의 반감이 늘어가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테슬라 매장 앞에 진열된 전기차들이 불에 타 잔해만 남아 있다. 2일 발표된 테슬라 1분기 전세계 출하 대수는 33만6681대로 1년 전보다 13% 급감했다. 로이터 연합


테슬라의 1분기 전세계 전기차 출하 대수가 1년 전보다 13% 급감한 것으로 2일(현지시간) 확인됐다.

테슬라가 올들어 매월 출하 대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이 눈 높이를 낮췄지만 이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그러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에서 곧 물러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말했다는 보도에 힘입어 4% 넘게 급등했다.

기대 이하 출하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1분기 출하 대수는 33만6681대에 그쳤다.

낮아진 눈 높이도 충족하지 못하는 기대 이하 성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저블알파 조사에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39만3960대를 전망했다.

테슬라 전기차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CEO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소비자들 사이에 반감을 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DOGE 수장으로 연방 정부 기능 축소와 공무원 감원 칼춤을 추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들을 지지하고 있다.

그 여파로 테슬라는 전기차 주요 소비층인 진보 성향 소비자들의 분노에 직면해 있다.

최근 미 여론조사에서 테슬라는 전반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했고, 특히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도가 심했다.

애널리스트들도 브랜드 반감을 이유로 테슬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독일 등에서 고전

테슬라는 최대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2월 출하가 1년 사이 49% 급감하며 반 토막이 났다.

유럽 자동차 본고장 독일에서는 2월 테슬라 신차 등록이 1년 전보다 76.3% 급감했다.

미국에서도 올들어 1~2월 판매 대수가 2% 줄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가 1분기 각각 17%, 11% 증가한 것과 비교조차 힘든 수준이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지난달 일부 회복 기미를 보였다.

모델Y 개량형이 수요를 창출한 덕분이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3월 들어 7만8828대를 팔아 전년동월비 감소율을 11%로 좁혔다. 2월 톱5에서 밀려났던 테슬라는 덕분에 3월에는 신차 점유율 3위에 복귀했다.

분수령 직면했다

테슬라 대표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1분기 출하 성적을 분수령으로 표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의 이번 출하 통계는 테슬라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fork in the road moment)’이라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의 1분기 출하가 둔화됐을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나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는 장밋빛 색안경을 쓰고 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이는 어떤 기준으로도 재앙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테슬라가 브랜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의 1분기 출하 급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테슬라는 1분기 주가 낙폭이 36%로 2022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상장 15년 역사에서 세 번째로 저조한 주가 성적이었다.

주가가 36% 폭락하면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4600억달러(약 673조원)에 이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