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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승리' 4.2 재보선, 尹 향한 민심 바로미터?...與 "지역 민심일 뿐"

민주, 전국 기초단체장 5곳 중 3곳 승리
국힘, TK 경북 김천서만 당선..."민심 바로미터 아냐"
조국혁신당, 담양군 승전보...민주 위협하나

'野 승리' 4.2 재보선, 尹 향한 민심 바로미터?...與 "지역 민심일 뿐"
3일 오전 부산 연제구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두고 치러진 4·2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국민의힘은 기초자치단체장 5곳 중에서 TK인 경북 김천시장 자리만 수성하는데 그쳤다. 정치권의 큰 주목은 받지 못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지만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실패해 민심을 잃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기초단체장 5곳 중 3곳에서 승전보를 울리면서 '압승'했다고 자평했지만 전남 담양군수를 조국혁신당에 내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에서 기초단체장·부산시 교육감 선거에서 야권과 진보 성향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다. 민주당이 3곳(서울 구로·경남 거제·충남 아산), 조국혁신당이 1곳(전남 담양)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반면, 국민의힘은 김천시장에서만 승기를 꽂았다.

이번 선거는 여야가 모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관심 밖에 멀어져 있었다. 대규모 산불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여야 지도부는 유세 지원을 취소하거나 최소화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 선거도 없는 만큼 여론의 집중도도 크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여론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는 시각도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이나 거제에서 보수 후보가 낙선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산과 거제에서 보수 후보가 모두 패배하면서 윤 대통령과 거리를 좁힌 것이 보수의 참패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로 읽힌다. 지역 선거인 만큼 지역 민심만 나타났을 뿐, 거시적 여론 동향의 근거로는 미비하다는 판단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를) 민심의 바로미터로 분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 (지역)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겠지만 완전히 큰일 난다고 보는 것은 조금 그렇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과 거리두기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한길 강사가 박환기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와 정승윤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은 구로구청장 선거에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선 이들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보수 강세인 PK와 스윙보터 성향이 있는 충청권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담양군수 자리를 내준 것에는 뼈가 아플만하다.
담양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선거 유세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놓고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의회 권력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견제 세력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