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곳 작년 순이익 2345억
업권 전체 순손실 3974억 달해
'적자 늪' 중·소형사와 격차 커져
규제 완화 등 양극화 해소책 시급
5대 저축은행이 작년에 23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 중소형사들은 실적이 더욱 뒷걸음질 치며 양극화가 심해졌다. 업권 내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규제와 영업구역 제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311억원) 대비 78.9% 늘어난 규모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808억원으로 전년(891억원)보다 9.3% 감소했다. 그럼에도 순이익 규모는 가장 커 2016년 이후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성장세로는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이 크게 선전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전년(40억원)에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전년도에 4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이번에 2위로 올라섰다. 이자수익이 6283억원으로 작년보다 108억원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애큐온저축은행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선방했다. 전년 633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370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측은 수신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이자비용을 453억원 줄이고, 리스크 관리로 대손상각비를 286억원 감소시켜 흑자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외 OK저축은행(392억원)은 전년보다 44.9% 감소했고, 웰컴저축은행(374억원)은 전년 대비 23.8% 늘었다.
5대 저축은행은 순이익 규모를 크게 늘리며 회복에 성공한 반면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실적이 더욱 악화하며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형사 5곳의 순이익이 2345억원인데 반해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3974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총자산 1조원 미만의 소형 48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1580억원으로 2023년(-427억원)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10대 저축은행까지만 보더라도 페퍼저축은행은 9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 역시 306억원 적자를 거두며 작년보다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다.
저축은행업권 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며 업계는 M&A 규제 완화와 영업권역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저축은행은 수도권 2개, 비수도권 4개 등 총 6개 권역으로 영업 구역이 제한된다.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지방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영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3년 간의 새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양극화 해소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오 회장은 "자산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 비중이 84%, 수익 기준은 88% 정도"라며 "인구, 산업 여러 가지 면에서 쉽지 않아 지방을 광역화해 묶는 것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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