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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패닉 매도세에 폭락…나스닥, 약세장 코 앞

[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 패닉 매도세에 폭락…나스닥, 약세장 코 앞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이 3일(현지시간) 패닉 매도세 속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붉게 물들어 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조정장에 진입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과 나스닥은 각각 조정장, 약세장 문턱까지 갔다. AP 뉴시스

뉴욕 증시가 3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면서 폭락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조정장에 다시 들어섰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약세장 문턱까지 갔다.

대형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도 조정장 코앞까지 갔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 폭등해 30선을 돌파했다.

아이폰 가격이 2300달러로 치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애플은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도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패닉 매도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적정 수준에서 조정될 것이란 기대로 상승 마감했던 뉴욕 증시는 이튿날인 이날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장 마감 뒤 발표한 상호관세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랐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강도 관세와 미 교역 상대국들의 보복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가 끝장이 날 것이란 공포가 투자자들의 투매로 이어졌다.

다우는 전장 대비 1679.39 p(3.98%) 폭락한 4만545.93으로 미끄러졌다.

S&P500은 274.45 p(4.84%) 폭락한 5396.52, 나스닥은 1050.44 p(5.97%) 폭락한 1만6550.61로 추락했다.

다우는 전고점 대비 낙폭이 9.93%로 조정장 진입을 눈앞에 뒀고, S&P500은 전고점 대비 하락률이 12.2%로 조정장에 재진입했다. 나스닥은 전고점에 비해 18% 폭락하며 약세장 진입을 예고했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은 아예 약세장에 들어섰다.

러셀2000은 134.82 p(6.59%) 폭락한 1910.55로 마감해 2021년 11월 8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442.74에 비해 22% 폭락했다.

전고점에 비해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장,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월가 공포지수’ VIX는 40% 폭등하며 30선도 뚫었다. VIX는 8.51(39.56%) 폭등한 30.02로 치솟았다.

이날 S&P500을 구성하는 500개 대기업 가운데 400개가 하락해 시가총액이 2조5000억달러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 5년 만에 최악

애플은 9.3% 폭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에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은 20.70달러(9.25%) 폭락한 203.19달러로 추락했다. 올해 전체로도 19% 급락했다. 사라진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가 넘는다.

아이폰, 에어팟, 맥 컴퓨터 등이 트럼프 관세폭탄을 맞으면서 가격 폭등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애플은 중국 비중을 줄이기 위해 아이폰은 인도, 에어팟은 베트남, 맥 컴퓨터는 말레이시아 등으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했지만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피하지는 못했다.

인도에는 26%, 베트남에는 46% 상호관세가 붙고, 말레이시아에는 24% 상호관세가 매겨졌다.

이외에도 애플은 여전히 중국에서 이들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부품은 일본, 한국, 대만 등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24%, 한국은 25%, 그리고 대만은 32%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애플 공급망이 트럼프 상호관세를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고 말했다.

우드링은 애플이 미국 내 제품 가격을 17~18%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젠블래트 증권은 이보다 더 비관적이었다. 아이폰16 기본형 가격이 799달러에서 1142달러로 43% 폭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고급 기종인 아이폰16 프로맥스는 1599달러에서 23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엔비디아·아마존·메타 폭락

나머지 M7 빅테크들도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9.03달러(2.36%) 하락한 373.11달러, 알파벳은 6.23달러(3.92%) 급락한 152.63달러로 마감했다.

이들은 비교적 낙폭이 작은 축에 속했다. 다른 M7 빅테크는 애플이 9% 넘게 폭락한 것을 비롯해 낙폭이 8% 안팎을 넘나들었다.

엔비디아는 8.62달러(7.81%) 폭락한 101.80달러, 아마존은 17.60달러(8.98%) 폭락한 178.41달러로 추락했다.

메타플랫폼스는 52.31달러(8.96%) 폭락한 531.62달러, 테슬라는 15.48달러(5.47%) 급락한 267.28달러로 미끄러졌다.

은행·반도체도 된서리

은행들도 폭락했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이에 대한 외국의 보복이 미국과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17.13달러(6.97%) 급락한 228.69달러, 서부 최대 은행 웰스파고는 6.59달러(9.12%) 폭락한 65.67달러로 주저앉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낙폭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BofA는 4.63달러(11.06%) 폭락한 37.22달러로 추락했다.

백악관이 반도체 관세는 아직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종목들도 동반 폭락했다.

엔비디아가 7.8% 폭락한 가운데 AMD는 9.16달러(8.90%) 폭락한 93.80달러, 퀄컴은 14.66달러(9.51%) 폭락한 139.42달러로 미끄러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