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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거리 나선 시민·정치인 단식·삭발 투쟁 "신속 파면" 아스팔트 518m 삼보일배 5·18주먹밥, 탄핵 집회 붕어빵 나눔 재현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주관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 촉구 손팻말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5.02.15.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12·3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동안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윤 대통령의 파면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한 시민 학살을 겪은 지역민들은 45년 만에 내려진 초유의 계엄 사태를 두고 또다시 집단 트라우마와 공포에 빠졌다.

이들은 어렵게 지켜온 민주주의와 최소한의 법과 상식이 무너지지 않도록 거리에 나와 연대와 나눔으로, 때로는 단식·삭발 등 강력한 투쟁으로 탄핵 민심을 이끌었다.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대통령 퇴진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 촉구 행진을 하고 있다. 2024.12.14. hyei0342@newsis.com

지난해 12월 3일 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곧바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한밤중 기습 계엄은 일단락됐다.

45년 전 계엄의 공포를 겪은 지역사회는 부글부글 끓었다.

이튿날 광주 86개 시민사회단체는 곧바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총궐기대회를 열고 헌정 질서를 유린한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2월 4일을 기점으로 매주 주말 광장에서 탄핵 집회를 개최했다. 선고가 이뤄진 이날까지 총 47차례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2월 14일에는 광주 시민 2만 명이 금남로에 운집, 거리 행진을 하며 신속한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4개 농민단체로 이뤄진 '헌정유린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결사대'가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도로를 달리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트랙터 11대를 몰고 출발한 결사대는 윤 대통령 체포·구속과 국민의힘 해체, 양곡관리법 등 농민4법 통과 등을 촉구하면서 상경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24.12.17. leeyj2578@newsis.com

탄핵소추안 가결 이틀 뒤인 16일에는 농민들도 가세했다. '내란수괴범 체포조' 현수막을 내건 광주·전남 지역 농민들은 윤 대통령 퇴진과 쌀값 안정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몰고 6일간 도로를 달려 서울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붕어빵 맛집'을 자처하며 광장에 나선 교사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 집회에 따뜻함을 더했다.

이재남 평동초 교장을 중심으로 모인 학교장들과 교사들은 지난 1월부터 탄핵 집회가 열리는 5·18민주광장에서 매주 주말 붕어빵 나눔을 시작했다. 다음 세대에 바른 사회, 더 나은 민주주의를 물려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연대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거리로 나선 시민들에게 주어진 주먹밥이 붕어빵으로 재현된 순간이었다.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붕어빵 나눔 봉사하는 지역 교장·교사. (사진=독자제공) 2025.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7일 구속된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본격적인 투쟁이 펼쳐졌다.

지역사회는 윤 대통령이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에 따라 석방되자 삭발·단식 투쟁으로 헌법재판소를 압박했다.

광주 지방의원 7명은 지난달 11일부터 8일간 5·18민주광장에서 철야 단식농성을 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을)도 같은 기간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자 시민들은 아스팔트에 몸을 내던지며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지역 186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금남공원 방향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2025.03.26. pboxer@newsis.com

광주 시민 사회 단체는 지난달 26일 오전 5·18민주광장에서 금남공원까지 518m 거리를 왕복하며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시민들은 넉 달 간의 계엄 정국이 막을 내린 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탄탄한 민주사회로 거듭나길 바랐다. 진영 논리에 따라 극단으로 치닫은 사회가 봉합되길 희망했다.


탄핵 집회에서 붕어빵 나눔을 이어온 이재남 평동초 교장은 "이러한 비극은 우리가 사회의 중요한 결정을 정치인·법률가에게만 맡긴 결과"라며 "앞으로는 우리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비판·개선하며 탄탄한 민주 시민의 역량을 구축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칠 '윤석열 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상황실장은 "최소한의 법과 상식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들이 넉 달간 탄핵 집회를 이끌어온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단식·삭발·삼보일배·붕어빵까지' 122일 탄핵 민심 이끈 시민[尹 탄핵]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오영순(왼쪽부터) 광주 남구의원·정달성 광주 북구의원·신종혁 광주 남구의원이 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기초·광역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에서 삭발하고 있다. 2024.12.09.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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