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충격파 예상 뛰어 넘어
증거금 마련 위해 안전자산 매도
국제 금값도 3% 가까이 떨어져
헤지펀드들이 뉴욕 증시 폭락 여파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마진콜에 직면했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은행들이 자신들의 고객사인 헤지펀드들에 증거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상호관세를 발표한 것이 3일과 4일 뉴욕 증시를 폭락세로 몰고 갔고 그 여파로 헤지펀드들의 차입거래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상호관세는 이틀 동안 뉴욕 증시 시가총액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를 날려버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고객사 헤지펀드들에게 더 많은 증거금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대형 은행의 이 같은 마진콜 규모는 2020년 3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팬데믹을 맞아 미국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증시가 폭락했던 때에 버금갈 정도다.
뉴욕 증시는 팬데믹 봉쇄 당시 폭락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1주일을 보냈다. 한 주요 은행에서 헤지펀드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담당하는 이른바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 간부는 "(국채)금리, 주식, 석유 모두 급격히 하락했다"면서 이런 금융 시장 폭락세 와중에 마진콜 역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로는 이렇게 시장이 요동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프라임 브로커리지 팀이 낸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상호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덮친 지난 3일은 미 주식 헤지펀드들에 최악의 하루였다. 관련 통계를 추적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악이었다. 이들 헤지펀드가 보유한 종목들은 평균 2.6%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3일 헤지펀드 매도세는 역대 최악이었다면서 매도세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투매, 2023년 미 지역은행 위기 당시 매도세와 견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매도세로 미 주식 헤지펀드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서는 정도를 나타내는 순 레버리지는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약 42% 수준으로 추락했다.
자산 시장이 트럼프 관세전쟁 우려로 패닉에 빠져있는 가운데 금 가격 급락이 이런 마진콜 흐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4일 가격이 2.9% 급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수키 쿠퍼는 헤지펀드들이 "마진콜을 맞추기 위해" 귀금속을 내다 팔면서 금 가격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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