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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코로나 때보다 심각"...'관세폭탄'에 동남아·인도 증시 '휘청'

싱가포르, 1999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 기록
말레이시아 증시, 하락 출발
인도, 선물 지수 급락에 본장도 하락세 예상

"금융위기·코로나 때보다 심각"...'관세폭탄'에 동남아·인도 증시 '휘청'
도널드 터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트럼프발 관세 폭격의 여파로 7일 오전 동남아시아와 인도 금융 시장이 파랗게 질렸다.

7일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 싱가포르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역대급 하락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STI)는 개장과 동시에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28.20포인트(8.57%) 하락한 3497.66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9월 이후 일일 기준 최대 하락 폭이다. STI 지수는 오후 12시 기준 6.53% 하락을 기록하며 하락 폭을 줄이고 있다.

싱가포르 증권투자자협회(SIAS)의 데이비드 제럴드 최고경영자(CEO)는 "STI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에 7.4% 하락하고, 세계 금융 위기 기간인 2008년 10월에 8.3% 하락하는 등 과거 세계적 불확실성 기간 동안 급격한 하루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면서 "관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추가적인 변동성과 잠재적인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말레이시아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증시 대표 지수인 KCL 지수는 개장 당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2.54p(5.49%) 떨어진 1475.31을 기록했다. 이날 압둘 라시드 푸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의 24% 관세 부과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증시 엑소더스를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인도 증시도 큰 폭의 하락세가 예고됐다. 니프티50 선물 지수는 이날 오전 전 거래일 종가인 2만2904.45에서 3.6% 하락한 2만2089를 기록하며 급락을 예고했다. 개장 직후 인도 증시 역시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이러한 대외 악재에 대응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날 △베트남(훙왕기념일) △태국(차크리왕조 기념일) △인도네시아(르바란) 등 증시는 휴장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