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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7조원… K제약바이오 기술 수출 잇따라 잭팟

에이비엘바이오 약물전달 플랫폼
GSK에 4조 규모 기술이전 계약
올릭스·알테오젠 이어 올 세번째
韓 바이오 기술 경쟁력 높아져

올해만 7조원… K제약바이오 기술 수출 잇따라 잭팟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발(發) '관세폭탄' 우려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성과를 내며 세계 시장에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와 연달아 '기술이전(L/O)' 계약을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올해 4월까지 벌써 3건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들 기업들의 계약 규모를 단순하게 합산하면 7조원대에 이른다.

기술이전은 신약개발 물질과 연구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공동개발과 함께 계약금 및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수취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계약 규모 자체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K바이오의 기술이전 흐름을 보면 다양한 모달리티를 활용한 기술 수출이 늘고 있고 계약 규모 역시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기반으로 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약 4조원 규모다. 지난 2020년 알테오젠과 미국 MSD 간 4조7000억원대 계약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계약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39억원(3850만파운드)을 포함해 최대 1480억원의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고,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할 계획이다.

BBB는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랩바디-B는 IGF1R(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을 활용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에 전달될 수 있도록 개발된 플랫폼이다.

지난 2월 초, 올릭스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약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K바이오의 기술수출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올릭스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심혈관·대사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릴리에 이전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알테오젠이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자회사 '메드이뮨'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2조원대의 성과를 기록했다.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적용해 AZ의 항암 치료제를 피하주사(SC) 형태로 개발·상업화하는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는 계약금 4500만달러(약 650억원)를 포함해 개발·규제·판매 관련 마일스톤도 포함돼 있어, 향후 성과에 따른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K바이오가 연이어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적 경쟁력과 완결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 바이오기업들과 협력면을 확대하고 있는 최근 모습은 우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