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美증시 폭락에도 강경한 트럼프 "무역적자 치료방법은 관세" [관세전쟁 본격화]

"무엇인가 고치려면 약 먹어야"
내부 반발 등에도 관세정책 고수
中·유럽 등과 무역불균형도 지적
9일 추가 상호관세도 예정대로

美증시 폭락에도 강경한 트럼프 "무역적자 치료방법은 관세" [관세전쟁 본격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관세 보복을 주고받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불균형을 지적하며 중국이 계속 이익을 본다면 관세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공격이 효과적이라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中과 무역에서 손해보면 협상 없어

더힐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최근 관세정책에 대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살펴보면 특정 국가들이 보이는데 중국이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에서 "1조달러(약 1469조원)"의 적자를 본다며 "우리는 중국과 무역적자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무역에서 한 해 수천억달러를 잃는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나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철강과 자동차 등의 수입품에 관세를 올리며 주요 무역상대와 무역전쟁을 시작한 트럼프는 지난 2일 중국을 비롯한 185개 지역 및 국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50%의 '상호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4일 발표에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추가관세(34%)와 같은 세율을 미국 수입품에 부과한다고 알렸다.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이틀 연속으로 폭락했다.

트럼프는 의도적으로 증시 폭락을 일으켰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서 "나는 중국, 유럽연합(EU), 다른 국가와의 무역적자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폭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그 질문은 멍청하다"면서 "난 어떤 것도 하락하길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증시에 대해 "때때로 무엇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중국 바이트댄스 소유의 미국 틱톡 법인 지분매각을 트럼프와 협상에서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트댄스 대표들은 3일 백악관에 중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 및 관세에 대해 협상할 수 있을 때까지 틱톡에 대한 거래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거래에 매우 근접했지만 중국은 관세 때문에 거래에 대해서 (태도를) 바꿨다"면서 "만약 내가 관세를 좀 깎아줬다면 그들은 거래를 승인했을 것이다. 이것은 관세의 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유럽도 비난, "언젠가 관세 아름다움 알게 될 것"

반면 트럼프 2기 정부의 실세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상호관세 이후 주가 폭락을 겪자 트럼프의 관세전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5일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행사에 화상연설로 "유럽과 미국이 무관세란 이상적인 상황으로 나아가, 실질적인 유럽과 북미 간 자유무역지대 창출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유럽은 우리로부터 많은 돈을 벌었다"면서 "그들은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우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9184억달러(약 1349조원)로 전년 대비 17%(1335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이 상품 무역에서 가장 큰 적자를 본 국가는 중국(2954억달러)이었으며, 2위는 EU였다. EU에 대한 무역적자는 2356억달러였다. 한국은 660억달러로 9위였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글을 올려 "우리는 중국, EU 그리고 많은 국가에 (무역)적자를 갖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관세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세에 대해 "수십억달러를 미국에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언젠가 사람들은 미국을 위한 관세가 매우 아름다운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9일로 예정된 국가별 추가 상호관세에 대해 "연기는 없다. 며칠 또는 몇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