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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그늘 탈피하려는 김정은..'태양절' 축소?

김일성 그늘 탈피하려는 김정은..'태양절' 축소?
지난 6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제31차 평양국제마라손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평양 거리를 달리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명칭이 들어간 국제 스포츠행사 대회명 변경을 통해 닫힌 국경 재개방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상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태양절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6일 개최한 제31차 평양국제마라손대회의 공식 명칭의 변경에서 이같은 의도가 감지됐다. 북한에선 남북한 외래어 표기법 차이로 인해 마라톤을 마라손으로 명칭한다.

8일 통일부와 북한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 대회 공식명칭은 원래 '태양절 만경대상 국제마라손경기대회'였다. 하지만 올해 대회명칭은 '평양국제마라손경기대회'로 사상 처음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과 출생지인 만경대 명칭을 모두 뺀 셈이다. 북한이 최근 글로벌 문호 재개방의 움직임속에서 그동안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북한 세습체제를 뒤로 무르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지난 2020년에 중단됐다가 6년만에 재개된 평양국제마라톤에는 46개국에서 약 200여명이 참가했다. 전세계적으로 북한의 달라진 면모를 홍보할 수 있는 장이 된 셈이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국제마라톤대회의 공식명칭을 처음 변경한 것으로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북한 정권의 창업주인 할아버지 김일성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 권위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외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더 공고히 하려는 잠재된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태양절의 의미가 축소되면 반대로 김정은의 위상이 자연스럽게 더 커진다는 것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