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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장 물컵도 신경 써라"…채용 담당자들의 '숨은 테스트'

포춘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면접문화 보도
면접자 컵 처리하는 태도로 팀워크·배려심 체크

"면접장 물컵도 신경 써라"…채용 담당자들의 '숨은 테스트'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힘든 취업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구직자라면 면접에서 커피 잔도 신경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6일(현지시간) '일자리 면접을 보신다면 커피잔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채용 담당자는 부정적인 신호를 내는 사람을 걸러내기 위해 면접에서 커피 잔을 다루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실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 마케팅 업체 더벤처스의 대표 이네스는 커피 잔 테스트의 방법과 원리를 알려줬다.

그는 "면접자와 먼저 주방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 컵은 면접장까지 가져가도록 한다. 우린 이걸 '커피 컵 테스트'라 부르지만,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느냐 설탕을 넣어 마시느냐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어 "커피 대신 물이나 차를 마셔도 테스트 할 수 있다. 진짜 테스트는 음료나 커피를 마신 뒤 컵을 어떻게 하느냐"라며 "인터뷰가 끝나면 확인하는 건 면접을 본 사람이 그 빈 컵을 주방으로 다시 가져가느냐다"라고 말했다.

관련 업무에 적합한 인물이라도 면접장에 사용한 컵을 두고 가는 사람은 채용 관리자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포춘의 설명이다.

이네스는 "컵을 처리하지 않는 등의 행동은 그 사람이 회사 문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경고등'과 같다"면서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이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태도다. 사용한 컵, 머그잔, 유리잔을 주방으로 가져가는 건 당신이 팀워크를 중시하고 사려 깊으며 작은 일에도 신경을 쓴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면접 때 지원자 태도에 주목하는 건 아마존,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앤디 제시는 "훌륭한 태도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시스코 영국 CEO인 사라 워커도 "긍정적인 태도와 에너지는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커는 또 "직원을 채용하거나 내부에서 승진 시킬 때 주의 깊게 살펴보는 가장 중요한 그린 플래그(긍정적 신호) 특성이다.
특히 이력서에 적은 내용보다 이 특성이 더 중요하다"며 "기술이나 경험보다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채용 담당자들은 커피 잔 테스트가 실제 채용에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글로벌 임원 채용 기관인 벤틀리 루이스의 CEO 루이스 말레는 "20년간의 채용 경험에서 본 많은 미묘한 테스트 중 하나이며 그것이 정말 가치 있다고 여긴다"면서 "이런 작은 행동 관찰을 통해 면접장에서의 공식적인 질의응답에선 알 수 없는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