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레버리지 ETF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257억달러(약 38조원)를 손해 본 것으로 집계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난 3일(현지시간), 4일 이틀 동안의 주가 폭락 당시 257억달러(약 38조원)를 날린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선언한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한 충격으로 3일 이후 이틀 동안 폭락세를 기록했다.
7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뉴욕 증시는 8일에는 상승세로 방향을 트나 싶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50% 추가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확정하면서 다시 급락세로 되돌아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팩트세트 자료를 인용해 레버리지 ETF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3일과 4일 이틀 동안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차입, 레버리지를 활용해 최대 5배를 투자하는 펀드다. 이들은 3~4일 자산의 25% 가까이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ETF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안겨준다는 점 때문에 증시 호황기였던 2022년 말 이후 최근 수년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였다.
이번 손실 규모 257억달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붕괴했던 2020년 3월 당시에 비해서도 훨씬 크다.
당시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은 이틀 동안 147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4일 손실규모는 역대 최대 였던 팬데믹 당시를 가볍게 뛰어넘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레버리지 ETF는 2006년 도입된 이후 전 세계 650여개 펀드로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팩트세트의 글로벌 펀드 분석 책임자 엘리자베스 캐슈너는 “이들 펀드는 매우 날카로운 칼 날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은 매우 세밀화된 특정 목표에 활용될 수 있고,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펀드매니저, 이들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 모두 이 펀드를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해 칼 날에 손을 벴다는 것이다.
가장 타격이 큰 레버리지 ETF는 아일랜드의 ‘레버리지 주식 4배 롱 반도체 ETP’였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 펀드는 3~4일 이틀 동안 59.1%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M7 빅테크에 투자하는 ‘5배 롱 M7 ETF,’ 보잉에 투자하는 ‘3배 보잉 ETF,’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에 투자하는 ‘3배 암 ETF’ 모두 각각 50% 넘는 손실을 냈다.
금액 기준으로 손실 규모가 가장 큰 레버리지 ETF는 미국에 상장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였다. 나스닥 지수를 좇는 이 ETF는 63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캐슈너는 반도체, 기술주, 그리고 단일 종목 ETF들이 가장 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일부는 정말로 경이로운 돈 잃기 작업을 해냈다”고 비아냥거렸다.
모닝스타의 리서치 책임자 케네스 라몬트는 개미 투자자들이 특히 이런 고위험 상품의 급격한 손실에 노출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미 투자자들은 대형 기관이 갖고 있는 이점과 기회가 없고, 기관보다 앞서지도 못한다”면서 “베팅의 3배(또는 그 이상) 손실도 가능한 이런 상품은 최선의 아이디어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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