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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기아 사장 "큰 싸움 벌어질 때 버틸 여력 있다"

美트럼프발 관세전쟁에 자신감..美 정부 협상에 GM 레버리지
2~3개월 조정 지켜보고 가격인상 대응
25% 파이널 오더 아니다..관세는 車 패러다임 변화 이슈

송호성 기아 사장 "큰 싸움 벌어질 때 버틸 여력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큰 싸움(관세전쟁)이 벌어질 때 버틸 여력이 (다른 메이커보다)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미국 수입 자동차에 부과되는 25% 관세 영향을 두고 한 말이다. "자연스럽게 관세 레벨이 조정돼 그런 시기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원가 경쟁력에 근거를 둔 자신감이다.

송 사장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CID)' 중 Q&A(질의응답)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쟁 메이커의 이익체력이 "'미드 싱글(4~6%)'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현재 관세 레벨은 결국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포드, 닛산이 (관세전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기아는 앞장서서 가격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자동차 시장 흐름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데, 어느정도 지나면 조정작업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동차 재고가 많지 않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캐나다, 멕시코에 판매하는 것이 아닌 미국에만 파는 등 국가간 물량을 재조정할 것이다. 2~3개월간 다른 메이커의 반응을 지켜보고 대응하는데, 경쟁사가 빠르게 올리면 우리도 올리고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물량은 3.2개월, 기아는 2.8개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와 자동차 관세율 협상에 GM을 레버리지 삼아 협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자동차 수출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한국GM도 한 축을 맡고 있어서다.

그는 "GM이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이 40만대로 같은 입장"이라며 "GM과 전략적 협업을 하는 것은 현대차 프론트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율로 25%가 파이널 오더가 아니라고 봤다.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국가가 유럽, 일본, 한국 정도인 만큼 (우방임을 고려할 때) 관세가 현재 수준으로 확정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그는 "(현재 미국 정부가 부여한 관세 수준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왜곡되게 흘러갈 것이다. 25%로 되면 원화약세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영향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며 "10%+알파 수익성 유지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관세 영향은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이슈다. 다만 기아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5% 관세에도 미국 소형차 시장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서 처음 차를 사는 사람들이 기아를 접하는 관문 역할을 해서다. 기아는 멕시코 공장을 통해 기아 소형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그는 "관세 영향이 있다고 해서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큰 그림을 가지고 멕시코 공장의 기능은 끌고가야 한다"면서도 "중국 시장은 당분간 리스트럭처링(재구조화)이 일어나기전에 딜러망만 유지하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할려고한다. 중국 물량 11만대를 빼서 8만대 물량으로 하고, 시장 안정화 시대가 찾아오기전까지 인센티브를 사용해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유보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가정해 기타지역에서 50만대 판매가 2030년가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송 사장은 "기아는 전쟁으로 중단될때까지 러시아에서 22만대를 판매했다. 현지 시장점유율 2위 업체였다"며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Plan S)를 짜면서 러우 전쟁의 종전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자율주행 관련 법규가 관대해 리스트를 감수해도 기술개발이 가능한데 한국은 규제가 많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