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일반·요양·한방 병상 모두 과잉 공급 예상...필수의료 외 신‧증설 제한 방침
광주광역시<사진>가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국민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병상 과잉 공급 현상을 막기 위해 필수의료 외 신·증설을 제한하는 등 체계적인 병상 수급 관리에 나선다. 광주광역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국민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병상 과잉 공급 현상을 막기 위해 필수의료 외 신·증설을 제한하는 등 체계적인 병상 수급 관리에 나선다.
광주시는 '제3기(2023~2027년) 병상 수급 및 관리 계획'을 수립해 오는 5월부터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관리 계획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3년 8월 발표한 '병상 수급 기본시책'에 근거해 수립한 것으로, 지역 맞춤형 병상 신설과 증설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병상 수를 지역 수요에 맞게 관리하고, 합리적인 병상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광주지역은 인구 대비 일반병원, 요양병원, 한방병원의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반면 병상 대비 의료 인력(의사·간호사·한의사) 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병상이 과도한 실정이다.
특히 광주시가 오는 2027년 기준으로 진료권별 병상 공급 및 수요량과 수급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일반병원은 약 8200~9800 병상, 요양병원은 약 6200~7400 병상, 한방병원은 약 1700~2800 병상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과잉 공급이 예상되는 병상에 대해 관계 법령 및 보건복지부 기본시책에 따라 신규 병상 신설 및 증설을 제한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기본시책에 따르면 병상 공급 관리 대상은 일반병상과 요양병상만 해당하지만, 광주시의 경우는 한방병상이 과도해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실제 지난 2023년 기준 광주지역 인구 10만명 당 한방병원 수는 6.1개로, 전국 평균 1.1개보다 무려 5.5배 많다. 특광역시 한방병원 수를 보면 광주가 87개로, 서울 85개보다 많다. 이어 인천(45개), 부산(26개), 대구(18개), 대전(17개), 울산(6개), 세종(3개) 순이었다. 또 2023년 6월 기준 광주지역 한방병상 수는 5835병상으로, 전국 한방병상 수(3만4929 병상)의 16.7%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처럼 광주지역 한방병상의 과잉 수준이 타 광역시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확인돼 한방병상의 관리 대상 포함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응급·분만·소아·공공분야 등 필수의료 병상에 대해서는 의료기관개설심의위원회를 거쳐 예외적으로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23년 9월부터 '병상수급 및 관리 계획 수립 실무전담팀(TF)'을 구성해 병상 수, 의료 수요, 병상 가동률 등 의료 자원을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과 보건복지부 심의 등을 거쳐 지난 2월 최종 계획을 확정했다.
광주시는 오는 29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병상수급 관리 계획 시행으로 추가적인 병상 공급을 억제하는 등 시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공공성과 효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병상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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