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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0명 군사분계선 침범 도발, 무엇을 노렸나

규모나 시기로 미루어 치밀하게 의도된 도발 관측
군통수권자가 바뀐 상황서 군사대비태세 간보기
트럼프 2기와 협상 전 레버리지 높이기 위한 의도

[파이낸셜뉴스]
북한군 10명 군사분계선 침범 도발, 무엇을 노렸나
합참이 지난해 12월 23일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군은 현재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자료사진) 합참 제공

북한군이 최근 MDL(군사분계선)을 침범한 것은 규모나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치밀하게 의도된 도발로 규정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10일 제기됐다.

북한군 10여명은 특정전술에 따라 부대가 행동한 것이라 볼 수 있고 시기적으로는 한국의 국내상황 및 트럼프의 북한과 만남 의사를 표명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오후 5시경 북한군 10여명이 동부전선 접적지역에서 MDL을 침범하자 우리 군은 즉각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북한 군은 곧바로 북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침범한 동부전선은 그동안 북한군의 작업 동향이 없었던 지역으로 북한군은 방탄복 등을 착용하고 무장을 한 채 MDL을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올해 3월부터 또다시 수십에서 수백 명을 투입해 '남북 단절 조치'를 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남북 접경을 단절하기 위한 작업 중 우발적으로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북한은 남북 접경 전 지역에 대전차 방어용 장벽을 쌓거나 철조망을 치는 등 작업 과정에서 지난해 6월에만 세 차례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군통수권자가 바뀐 상황에서 한국의 군사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속내가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도 혼란과 불안감을 야기시키려는 심리전도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2023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전쟁준비 완성이라는 김정은의 지시와도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쟁은 국경지대 도발에서 시작하여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평시 위기관리와 촉발요인 관리가 전쟁을 막는 데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러한 국지도발을 노골화하면서 확전 책임을 한국에 지우려는 시나리오를 연습하는 차원에서 계획되었을 가능성과 대미 협상력 제고도 의도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정권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북한 나름의 강압의 성격으로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반 교수는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굳건히 하는 차원에서 유엔사와 공조를 통해 전략 메시지를 발신하고, 이와 동시에 억제력 제고를 위해 국경지대 군사대비태세 전반에 대한 점검 조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신호를 지속 발신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군 10명 군사분계선 침범 도발, 무엇을 노렸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하고 종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