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한덕수 대행 "비관세 장벽 개선하면 韓기업도 수혜"

對美 관세협상 총력 대응 주문
"90일 동안 부담 줄이도록 해야"

한덕수 대행 "비관세 장벽 개선하면 韓기업도 수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대응을 위해 방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화면 왼쪽),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로부터 화상으로 상황 보고를 받으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조치에 따라 향후 90일간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상에 돌입한다. 한국이 먼저 제안한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의 실무 협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이 문제 삼은 비관세 장벽, 위생, 세제 등 각종 규제 전반에 대해서도 해결방안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90일 동안 협상에 진전을 보여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에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에 한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 한국 등 57개국에 10%보다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따라 25%의 관세가 예정됐던 한국은 당분간 전 세계 다른 국가들과 동일하게 10%의 관세만 부과받게 됐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의 세제와 조세 체계, 비관세 장벽, 위생 규정 등 다양한 제도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이런 것들이 개선되면 외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종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 장관들이 특별히 노력해 달라"면서 "개별 부처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권한대행인 제가 직접 협의에 나서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조현동 주미대사,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화상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그는 "주미대사관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부,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에너지부 등과 적극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국내 부처들도 현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 중이며, 주미대사관도 부처 구분 없이 '원팀'으로 비상 대응하라"면서 "현지 외교단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히 파악해 국내에 충실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조 대사는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통화 이후 미국이 조선·에너지·무역 분야에서 한국과 더욱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긍정적인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보고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선, LNG,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에서의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정 본부장도 방미 중 미국 측과의 협의 내용을 간략히 보고하고 "남은 기간에도 적극적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재정경제금융관 영상회의를 열고 "유예기간 동안 미국과 협의하며,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통상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경관들에게 "한국의 경제·외교 정책이 일관된 기조 아래 추진되고 있음을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