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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보복 안한다" 관세 폭탄에 힘 합치는 아세안...'아세안 지경학' TF 신설 합의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경제 관련 장관 회의
"무역보복 대신 대화·협력...아세안 외부 파트너와 경협 확대"

"미국에 보복 안한다" 관세 폭탄에 힘 합치는 아세안...'아세안 지경학' TF 신설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장관 특별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 목소리로 밝혔다. 아세안 경제·통상·무역 담당 장관들은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보복 관세 조치로 인해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지만, 무역 관련 우려 해소를 위한 미국과의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 의지를 천명했다. 이날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시행 예정이었던 관세 부과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 대상으로 유예하는 결정을 내린 후 수 시간 후 시작됐다.

이날 공동성명에서 아세안은 "우리는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공동의 의지를 갖고 있다"며 "열린 소통과 협력은 균형 잡힌 지속가능한 관계 유지를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정신에 따라 아세안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어떠한 보복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또 아세안은 "세계무역기구(WTO)가 대화를 위한 주요 플랫폼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무역 갈등 방지와 협력 기반의 규칙 중심 해결책을 촉진하는 데 있어 WTO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선언문을 통해 밝혔다.

아세안 각국 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 상품무역협정(ATIGA)' 업그레이드와 '아세안 디지털경제 프레임워크 협정'을 통해 역내 통합을 심화할 계획임도 밝혔다.
아울러 "대화 상대국을 포함한 외부 파트너들과의 경제 연계를 더욱 확대하고, 신규 협력 기회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투자통상산업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미중 간 격화하는 무역 갈등은 세계 실질 GDP를 최대 7% 감소시킬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라며 아세안의 우려를 전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경제장관들은 새로운 지정학·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전략 마련을 위해 '아세안 지경학(지정학·경제)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