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 시승기
SUV와 같은 안정적 주행감
전기차 특유 정숙함, 가속력
[파이낸셜뉴스] KG모빌리티(KGM)의 무쏘 EV는 ‘국내 첫 전기 픽업’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차다. 전기 심장을 탑재한 만큼, 우렁찬 소리와 함께 험지를 힘차게 나아가는 전통적인 픽업트럭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첨단 사양이 대거 탑재됐고 정숙함도 갖췄다. 각종 캠핑 장비 등을 넣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공간과 필요에 맞게 수납공간을 꾸미는 픽업트럭만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덤이다.
KGM 무쏘 EV 전면. 정원일 기자
KGM 무쏘 EV 후면. 정원일 기자
지난 9일 무쏘 EV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양평 일대 약 90㎞를 달렸다. 첫인상은 KGM라인업 특유의 각지고 터프한 느낌이 돋보였다. 전면만 봤을 땐 액티언이나 토레스의 얼굴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면부는 ‘뼈다귀 모양’의 후미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구를 형상화한 모양이라고 한다.
거칠고 강렬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반전 매력이 돋보였다.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차가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노면 소음이나 소음 발생 부위에는 흡음·차음재를 추가하는 등 설계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 이해됐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사용성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무쏘 EV의 실내에는 물리 버튼이 거의 없다. 비상등과 변속레버 정도다. 대부분의 기능은 스크린을 통해서 조작할 수 있다. 무쏘 EV에는 차세대 UI 플랫폼 ‘아테나 2.0’이 적용됐다. 그러나 어떤 기능이 어디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기가 어려웠다.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하기 위해서도 여러 창을 거쳐야 했는데, 수차례 헤매고 난 뒤에야 알 수 있었다.
주행의 경우 전기차답게 액셀을 밟았을 때 즉각적인 가속과 충분한 힘이 느껴졌다. 배터리의 무게 탓인지, 무게중심이 아래에 쏠려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전기차의 ‘울렁거림’도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 회생제동 강도를 1~3단계로 조정 가능하다. 가장 높은 3단계로 놓고 액셀에 발을 떼더라도 초반 감속이 급격하기보단, 이후 점진적으로 감속되는 느낌을 받았다.
배터리 효율성은 공식 스펙보다 우수했다. KGM에서 밝힌 무쏘 EV의 복합 전비는 킬로와트시(㎾h)당 4.2㎞다. 그러나 이날 도심과 교외 43㎞ 정도를 주행했을 때 전비는 ㎾h당 6.2㎞를 기록했다. 배터리는 10% 정도가 소모됐다. 주행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서 주행거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픽업트럭인 만큼, 뒤에 적재량이 많을 경우 전비가 그만큼 나빠질 여지도 있다.
KGM 무쏘 EV 실내. 정원일 기자
KGM 무쏘 EV 후면. 정원일 기자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2열 공간에 앉았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에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체감상 2열 공간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의 크기 이상이었다.
인탤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차선 유지 보조 등 첨단 사양은 램프 구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하게 작동하는 모습이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제한속도에 맞춰 자동으로 달리거나, 앞차와 일정 거리를 두고 정차와 출발도 적절히 기능했다.
전반적으로 SUV의 주행 감각을 가진 픽업트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도심에서의 주행 및 패밀리카로서의 활용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GM 관계자는 “무쏘 EV는 도심형 SUV로써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차량으로 개발됐다”며 “무쏘 EV를 통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지속해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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