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11일 국회 앞에서 대선 출마 공식 선언
'나치 히틀러' 비유하며 "이재명 일당 독재 막아야"
자체 핵무장론·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등 다시 띄워
경선 룰에는 "분쟁의 씨앗...당심50%·민심50% 했어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전 대표를 '반국가 세력'으로, 조기 대선을 '체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투쟁력을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반탄 최전선에 선 인물인 만큼, 윤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진정한 국민 승리 시대를 열기 위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5선 국회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당의 독재를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나 의원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한 혼란에 사과하며 포문을 연 안철수 의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달랐다. 나 의원은 민주당을 '나치 히틀러'에 비유하면서 입법 독재를 행사했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나 의원은 "행정 권력까지 의회독재 세력인 민주당에 넘어가게 된다면 진정한 민주당 독재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이재명 일당 독재를 막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6.3 조기 대선을 '제2의 6·25 전쟁'이라며 반국가 세력과의 체제 전쟁으로 규정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간첩 잡는 예산, 마약 수산 예산을 통째로 삭감했다. 이제는 간첩법 개정안 통과를 막고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반국가 이적 행위가 아니겠나"라고 비난했다.
이날 나 의원의 발언에서는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고 밝힌 윤 전 대통령의 담화와 유사한 지점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반국가 이적행위', '힘을 통한 평화' 등이다. 최근 직접 윤 전 대통령과 만나 출마를 권유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윤심(尹心)을 규합해 지지층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나 의원은 민주당과의 대결에서 가장 잘 싸울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나 의원은 "(경선은) 대한민국을 구할 '필승 카드'를 선택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자신을 "이재명을 이겨 본,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필승 후보"라고 호소했다.
출마 선언에서 나 의원은 자신의 개헌 구상을 발표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 △국회 추천 책임총리제 △외치-내치 분담형 권력 구조 개편 △일정한 요건 하 의회 해산권 △'사기 탄핵 방지법' 등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정치개혁 분야에서 한국형 정부효율부(K-DOGE) 신설,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단계적인 사전투표 개선 및 폐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공약했다.
안보 공약으로는 줄곧 강조해온 자체핵무장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이와 함께 △AI 국방 강군 육성 △국정원 대공수사권 회복 △미세먼지 주권 선언 △동아시아 자유-기술 동맹 구축 등을 제시했다. 경제 공약으로는 △G5 경제 강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 △외국인근로자 차별임금 도입 등, 복지 공약으로는 △신혼부부 2억원 초저금리 대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확대 △시니어 일자리 50만개 창출 등을 공약했다.
나 의원은 대표적 반탄 인사로, 국민의힘 후보 '4강' 중 하나로 꼽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와 관련해 나 의원은 질의응답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10일 확정된 국민의힘 경선 룰과 관련해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온 만큼 민심보단 당심의 선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당이 경선 룰을 변경하는 것이 항상 분쟁의 씨앗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선 후보도 당원 50%, 국민 여론조사 50%라는 큰 원칙이 있기 때문에 1차 경선도 그 정신을 실현하는게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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