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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관저 떠나던 날..지지자·직원들, 모두 울었다

윤 전 대통령 부부, 한남동 관저 떠나
대통령실 직원 200여명, 尹부부 환송
많은 직원들 눈물 흘려..尹 "자유 위해 힘써달라"
관저 앞에서 청년들과 포옹한 윤 전 대통령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 일일이 인사
지켜본 지지자들 오열.."윤 어게인" 외쳐

尹 관저 떠나던 날..지지자·직원들, 모두 울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며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는 시간에 맞춰 대통령실 참모들은 물론, 한남동 일대에 지지자들이 가득 모여 배웅에 나섰다.

대통령실 직원 200여명은 각자 연차 등 휴가를 내고 관저 앞을 찾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고, 윤 전 대통령이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할 때는 많은 직원들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여러분, 감정을 수습하고 그만 울고 자유와 번영을 위해 더욱 힘써달라"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걸어 내려와 청년들과 포옹을 나눈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면서 감사인사를 전할 때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손을 흔드는 윤 전 대통령을 본 한 지지자는 "억울해서 어떻게.."라며 울음을 터뜨렸고,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떠난 이후에도 일부 지지자들은 울면서 "윤 어게인(yoon again)"을 크게 연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9분께 관저 정문을 통과해 21분 만인 오후 5시30분 즈음 서초동 사저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퇴거는 파면 일주일 만이자, 관저 입주 886일만이다.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관저를 떠나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 그리고 수석 및 차장급 이상 참모진과 20여분간 별도로 인사를 나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를 끝내지 못해 아쉽다. 모두 고생이 많았다. 많이 미안하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했고, 이에 정진석 비서실장은 "강건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직원 200여명은 자발적으로 만든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한 나의 대통령, 따뜻한 리더 윤석열'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기도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우리가 취임 이후 국가 발전을 위해 또 자유 민주주의 시장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면서 "비상조치 이후 미래 세대가 엄중한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가치 소중함 인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尹 관저 떠나던 날..지지자·직원들, 모두 울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선고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이후 관저 앞에 걸어나온 윤 전 대통령은 '과잠(대학명이 적힌 점퍼)'을 입은 청년 지지자들을 만나 포옹하고 악수한 뒤 자신을 배웅 나온 시민들과도 악수하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한남동 일대에서 한강진역까지 줄지어선 지지자들은 "탄핵무효" "사기탄핵" "윤석열"을 반복해 연호했고, 일부 지지자들은 "윤카와 저희는 끝까지 함께합니다" "planA yoon planB yoon planC yoon" "make korea great again"이란 팻말이 쓰인 피켓도 흔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여성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윤 전 대통령을 연호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차량이 속도를 줄이면서 윤 전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이를 본 많은 지지자들이 오열하기도 했다.

관저 앞을 찾은 경기 남양주에 거주한다고 소개한 29세 청년 A씨는 "볼수록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말했던 반국가세력이나 부정선거 의혹이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면서 "많은 2030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진실을 깨닫고 윤 (전) 대통령을 많이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불복하진 않지만 승복하지도 않는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메모지 의혹이나 증인들의 증언 번복 논란이 있었는데도 그냥 반영된 게 납득할 수 없다"면서 "분노하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72세 B씨는 "안에선 윤 (전)대통령을 탄핵하는 동안 야당이 폭주했다"면서 "밖에선 중국 공안 자녀들이 드론으로 우리 군사시설을 촬영하고 DMZ에는 북한군이 10명 넘게 군사분계선을 넘고. 정말 문제다.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 배치된 한 경찰이 지지자들에게 "좋은 날인데 너무 싸우지들 말고 질서 지키자"고 말해, 일부 지지자들은 "무슨 좋은 날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