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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무역흑자 이유...한국 기업→미국 진출 늘어서

대미 무역흑자 이유...한국 기업→미국 진출 늘어서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로 꼽은 한국의 ‘대(對) 미국 무역 흑자’는 트럼프 1기 정책의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트럼프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및 투자를 유도하면서 한미 경제 연결고리가 강화된 결과라는 것이다.

13일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대미 수출의 구조적 분석: 수지 불균형을 넘어선 산업 연계 구조’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한국산 중간재·자본재의 대미 수출 확대는 미국 제조업의 한국산 의존도가 증가하며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됐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물가로 인해 중간재와 자본재를 한국에서 조달하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이, 한국에서는 수출이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가 본격화됐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고 한국산이 늘어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운영에 필요한 제품의 59%를 한국에서 가져다 쓴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2020년 166억달러에서 2022년 280억달러, 지난해에는 56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의 산업 연계 속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 확대의 실질적인 기여에 주목했다. 한국산 중간재와 자본재는 미국 제조업의 생산 활동을 뒷받침하는 핵심 투입 요소로 오랜 기간 기능해 왔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 확대에 따른 무역흑자는 한국 수출이 미국 산업 성장에 기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도 기대된다.
실제 한국 기업의 현지 매입 비중은 2020년 28.3%에서 2023년 32.1%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응해야 한다고 봤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결코 불공정한 결과가 아니라, 양국 산업 간 상호보완적 구조에서 비롯된 정당한 성과임을 미국 측에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며 “향후 통상 협상에서도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