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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 돌아갈래" 美 떠나는 중국계 과학자

트럼프 연구예산 삭감이 주요인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재미 중국 과학기술 두뇌들이 미국을 떠나 중국행을 택하고 있다.

싱가포르 난화자오바오는 14일 "지난해 이후 중국으로 돌아간 해외 대학의 간판급 중국계 이공계열 학자들은 모두 17명으로 그 가운데 75%인 13명 이상은 미국에서 귀국한 석학들"이라고 전했다.

난화자오바오는 미국 대표 명문 가운데 하나인 퍼듀 대학의 부부 교수로 유명했던 수학자 천민과 남편 션제 박사를 그 가운데 하나의 예로 들었다. 천민은 올해부터 닝보의 둥팡 이공대학 이학부에 자리를 잡았고, 남편인 션제는 같은 학교 수학과학대학 학장을 맡게 됐다. 션제 학장은 퍼듀대 계산 및 응용 수학 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퍼듀의 간판 교수로 명성을 떨쳐왔고, 응용수학이 전공인 부인 천민 역시도 대표적인 수학자로서 20년 넘게 퍼듀에서 근무해 왔다.

두 사람이 합류한 닝보 둥팡 이공대학교는 중국의 '반도체 갑부'이자 상하이 웨얼 반도체 주식회사 회장인 위런룽이 투자하고, 저장성과 닝보시가 지원해 설립된 대학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 등의 기술 통제를 극복하고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진 과학기술 특화대학이다.

난화자오바오는 고조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과학기술 인재들의 중국 귀환이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1기 때 중국인 과학자 및 중국과 협력 관계에 있는 미국 내 연구자들을 체계적으로 조사·추궁했던 '중국 행동 계획'이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중국계 과학기술 인재들을 동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네이처와 사이언스비지니스 등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 및 연구기관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면서 많은 미국 과학자가 유럽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EU는 미국내 과학기술 두뇌들의 유치전, 흡입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과학연구 자금을 지원하는 EU의 유럽연구이사회(ERC)는 EU로 이주하는 연구자를 위한 연구실 설립 등 이전 예산을 1인당 200만 유로(32억원)로 두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독일도 해외 연구자 1000명 유치 계획을 세우며 해외 두뇌 유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