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기 전국부 차장
지난 10일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수업 중 휴대폰을 든 손으로 여교사의 얼굴을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학생이 수업 시간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교사로부터 지적받자 교탁을 내리치고 수업자료를 바닥에 던지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은 13세 소년이 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포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청소년기의 복잡한 감정과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같은 반 친구의 살해 용의자가 된 13세 소년과 그의 가족, 심리상담사, 형사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가 단순 범죄 드라마를 넘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공교육 시스템이 직면한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괴롭힘 문제가 심각하지만, 교사들이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나 폭력 징후에 조기 대처할 자원이 부족하다. 또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유해한 정보와 문화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가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폭력과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학교 내에서의 예방 및 대처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학교 내 상담시스템 강화 및 정신건강 교육 확대가 시급하며, 청소년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도움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계에서는 교권이 무너져 교사 보호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 학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자를 가장 고민하게 만든 부분은 주인공이 아버지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것이었다. 부모가 직장 등 경제적인 활동을 하느라 무관심과 방임으로 인해 아들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아들의 내면적 고통을 간과한 것이다. 이는 상당수 우리나라 부모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 간의 소통 부재가 청소년의 고립과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속담이 있다. 가정에서부터 학교,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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