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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라간 한국 조선, 노동자 임금도 인상폭 키우나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설문조사 결과 17만∼20만원 인상 선호
지난해 13만원 인상, 올해는 호봉급 제외 기본급 14만 1300원 논의
노조 16일 오후 임시 대의원대회 열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 확정

몸값 올라간 한국 조선, 노동자 임금도 인상폭 키우나
HD현대중공업 노사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 파이낸셜뉴스 사진 DB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국내 조선업이 수주 호황에 이어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와 건조 분야 협력까지 전망되면서 몸값이 올라가자 조선업 종사 노동자들의 임금도 인상폭을 키우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최대 사업장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노동조합원들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17만∼20만원의 인상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2월 11∼20일 조합원 표본 집단(전체 조합원 7300여 명 중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임금 인상 규모로 17만∼20만원을 선택한 비율이 43.3%로 가장 높았다.

13만∼16만원이 38.7%, 11∼13만원이 14.6%로 뒤를 이었고, 8만∼10만원은 3.0%, 7만원은 0.5%에 불과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서술식 복수응답)으로 임금·기본급 인상(52.5%)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수당 인상·지급(11.1%)과 성과금 산출·지급 기준 개편(8.3%) 등이 그다음을 차지했다.

노동 조건과 관련해선 노동·작업 환경 개선(20.5%), 정년 보장 및 연장(19.3%), 신입 또는 인력 충원(18.5%), 고용 보장·고용 안정(13.4%) 등의 순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5시 30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한다.

지난해 교섭에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조선업계 중 유일하게 기본급을 13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했고, 3년 연속 연내 타결도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별도기준 28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70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노조 집행부가 마련한 요구안은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금속노조 지침),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정년 퇴직자 수만큼 정규직 신규 채용, 근속 수당 인상, 휴양시설 확대를 위한 특별 예산 출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이다.

노조는 오는 5월 중순 회사와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 측은 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임금 인상, 부족한 일손을 채울 신규 채용과 정년 연장, 나이가 들었어도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임금피크제 폐지에 조합원들의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