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토안보부 장관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교도소 2배 확장 계획"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인 '세코트', 美 죄수 수입 대비해 증축 예정
트럼프와 밀착한 부켈레...곧 美 국적 죄수 받을 수도
미국의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중부 테콜루카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죄수를 대신 감금하는 대가로 600만달러(약 85억원)을 받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자국 교도소를 2배 확장한다고 알려졌다. 교도소가 부족한 미국은 더 많은 죄수를 엘살바도르에 보낼 계획이다.
미국의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지난달 엘살바도르를 방문하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놈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불법 이민자를 언급하고 “우리는 그들을 다시 데려올 계획이 없으며 이는 장기적인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켈레는 교도소 2배 확장을 계획했다. 그는 32만㎡ 이상의 땅에 공사를 계속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놈이 언급한 교도소가 엘살바도르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취임한 부켈레는 임기 초부터 범죄 소탕에 집중했으며 지난 2023년 1월에 세코트를 완공했다. 세코트의 최대 수용 인원은 4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세코트 수감자는 약 1만5000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 취임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주장하며 지난달 15일 미국에 수감 중이던 238명의 불법 이민자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트렌데아라과’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과 인권 단체들은 추방 대상 중 상당수가 트렌데아라과와 무관하다고 반발했다. 트럼프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이들을 1년 동안 수감하는 대가로 6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놈은 미국에서 추방된 수감자가 현지 수감자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추방된 이들은 매트리스와 제대로 된 식사, 운동 시간, 건강 검진 등을 받는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 3월 5일 엘살바도르 중부 테콜루카에서 촬영된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 항공 사진.AP연합뉴스
WSJ는 인구 630만명의 엘살바도르에서 이미 국민 57명당 1명이 교도소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엘살바도르가 교도소를 확장한다면 외국 죄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교도소 확장 여부가 “미국이 얼마나 보낼 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4일 부켈레와 직접 만나 수감자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부켈레에게 “당신은 교도소를 5곳은 더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켈레는 “자리가 있다”고 말했으며 트럼프는 “더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다음에는 미국에서 나온 범죄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을 발동해 불법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미국 국적의 시민을 외국 감옥에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토 중인 법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외국인이 아닌 미국민을 고국에서 추방한다면 위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법원은 10일 판결에서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지난달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29세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다시 미국에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2011년에 미국에 불법 입국한 가르시아는 2019년에 이민 법원에서 ‘추방 보류’ 지위를 받았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가르시아를 미국에 보내는 권리는 엘살바도르 정부에게 있다며 책임을 미뤘다.
14일 트럼프와 만난 부켈레는 “어떻게 테러리스트를 미국에 밀입국 시킬 수 있겠나. 그럴 생각이 없다”며 트럼프 편을 들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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