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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도시 울산, 까마귀에 이어 독수리까지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

지난겨울 약 200마리 월동.. 독수리학교·먹이터 운영 성황
까마귀와 먹이 다툼 등 냉혹한 생태계 현실 목격하기도

철새 도시 울산, 까마귀에 이어 독수리까지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
지난 3월 6일 울산 태화강 삼호섬 하중도에서 독수리 방사 행사가 열린 가운데 GPS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97번 독수리가 방사되고 있다. 겨울이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독수리 수백마리가 월동을 위해 울산을 찾고 있다. 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철새인 떼까마귀에 이어 독수리가 울산의 겨울 진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16일~올해 3월 18일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와 중구 다운동 삼호섬 일원에서 독수리학교와 먹이터를 운영한 결과 약 200마리의 독수리가 울산에서 월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360마리 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2024년 105마리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다.

울산을 찾은 독수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번식기인 여름에는 몽골, 중국 동남부 등에 살다가 겨울이 되면 월동을 위해 3400km를 날아와 울산시와 경남 고성, 김해, 거제 등에 머무른다.

독수리가 울산을 찾아왔지만 먹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파악한 환경단체와 울산시는 지난 2022년부터 독수리 보호와 관찰을 위한 '독수리 학교'와 먹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와 중구 다운동 삼호섬 일원에서 매일 300~400kg씩 총 43회에 걸쳐 13.7t의 먹이를 제공했다.

먹이 일부는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이 범서식육식당, 사천식육식당, 울산보쌈이 돈육과 내장, 소 우지 등을 후원해 마련됐다.

철새 도시 울산, 까마귀에 이어 독수리까지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들에서 월동 중인 독수리. 주변에 까마귀와 까치, 갈가마귀들도 보이고 있다. 울산시 제공

먹이터를 이용한 독수리들은 일일 최대 200여 마리, 일 평균 99마리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수십마리의 까마귀들이 날아들어 먼저 먹이를 차지하는 등 자연 생태계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먹이를 줄 때마다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들이 몰려와 먹이를 일부 가로채다 보니 독수리가 한참을 공중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떼까마귀에 이어 독수리도 지역 생태계 관광과 체험 활동 대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가 운영하는 독수리 학교는 지난 1월 4일부터 3월 1일까지 삼호섬 일원에서 운영돼 독수리 먹이주기, 생태 관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총 1697명 참가했고 프로그램 평균 참가 인원은 13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90명 평균 참가 90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독수리가 또 다른 겨울 진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울산 조류사파리 탐조관광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독수리들이 더 안전하게 왔다가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