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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1분 출마의 변', 기승전李...'이재명을 막아라' 총력전

17일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미디어데이 개최
A조 토론 주제는 '청년 미래'...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B조는 '사회 통합'...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대선에서 윤심팔이 안돼"...尹과의 거리 설정 바뀌나

국힘 '1분 출마의 변', 기승전李...'이재명을 막아라' 총력전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6·3 조기대선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출정식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다름 아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 8명의 후보 중 5명이 출마의 변에서 이 후보를 거세게 비판했다. 자신의 출마 이유와 비전을 간추려 강조해야 할 자리에서 '이재명을 막을 인물'이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그만큼 국민의힘 대선 전략의 시야가 '이재명 막기'에 집중돼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17일 중앙당사에서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19~20일 양일간 열릴 2차례 토론을 위해 8명의 후보를 4명씩 2개 조를 편성했다.

이날 8명의 후보는 각자 '1분 출마의 변'을 발표했다. 이들 중 5명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악'으로 규정하며 자신이 '이재명 당선을 막을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을 꺾으려고 출마했다"며 직접적으로 이 후보를 직격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자기 형님을 정신병원에 감금 시키려 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전 국민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려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깨끗한 안철수가 범죄 혐의자 이재명을 제압하겠다", 홍 후보는 "비리와 부도덕, 부패가 만연한 나라로 갈 것인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로 갈 것인가 선택의 여지", 한 후보는 "괴물 정권을 막아내고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애국심은 하나"라며 각각 이 후보를 질타했다. 이 후보를 언급하지 않은 후보는 나경원, 이철우, 양향자 후보 뿐이었다. 나 후보는 '자유와 번영', 이 후보는 '제2의 박정희', 양 후보는 '반도체 신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약 60~90초에 불과한 '출마의 변'에서 이같이 이 후보에 대한 언급이 쏟아진 것은 그만큼 이 후보가 강력한 상대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이재명'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규합하고 반명 정서의 중도층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의 주된 화두가 '이재명'이 되면서 보수 정당으로서의 지향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후보들 사이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복잡 미묘한 변화가 눈에 띄기도 했다. '반탄'의 선봉에 섰던 나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죄송하다. (윤 전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했다"면서도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서 윤심팔이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나라가 참 혼란스럽다. 우리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후보는 "대통령을 잘라내면서 위기를 모면하고 지지율을 회복하길 바라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A·B조로 나뉜 조 편성 결과도 이목을 끌었다.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 후보가 A조로, 19일 '청년 미래'를 주제로 토론한다.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가 B조로 20일 '사회 통합'을 주제로 격론을 펼칠 예정이다. A조에는 '찬탄' 유·안·양과 '반탄' 김, B조에는 '반탄' 홍·나·이와 '찬탄' 한이 포진돼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