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 이후 中으로 가는 美 LNG 선박 끊겨
10주일 이상 신규 수입 포착되지 않아, 너무 높은 관세 때문
中 수입 업자들이 관세때문에 추가 수입 포기
中 경기 둔화로 LNG 수요 적어... 美 LNG 주문 안 할듯
美 LNG 대신 러시아산 수출 모색
지난 2월 14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보복관세를 주고받고 있는 중국에서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중단했다. 부담해야 할 관세율이 너무 높아 수입해 봤자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해운 자료들을 인용해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출발한 6만9000t급 LNG 운반선이 지난 2월 6일 중국 남부 푸젠성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중국 업자들의 미국 LNG 수입은 이후 약 10주일 가까이 멈췄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부터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생산을 방치한다며 이를 시정하기 전까지 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는 2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 LNG에 15%의 관세를 추가하고 석유, 농기계, 대(大)배기량 자동차와 픽업트럭을 비롯한 다른 미국산 수입품목에 1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알렸다.
FT에 따르면 미국에서 출발한 다음 LNG 운반선은 2월 10일 전에 입항하지 못했으며,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방글라데시로 방향을 돌렸다. 이후 중국이 미국산 LNG에 부과하는 보복 관세율은 49%까지 올랐다. 중국 수입업자들은 이익이 남지 않아 미국산 LNG 수입을 그만둔 것으로 추정된다.
FT는 중국이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에도 약 1년 동안 미국산 LNG 수입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매체는 미국과 멕시코가 LNG 수출 확대를 위해 대규모 시설 확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입이 멈췄다고 강조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글로벌 에너지 정책센터의 앤-소피 코보 가스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LNG 수입업체가 미국산 LNG를 새로 계약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감소세다. 지난해 중국에서 소비되는 LNG의 6%가 미국에서 수입됐으며 이는 2021년 최고치(11%) 대비 대폭 줄어든 수치다.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의 길리안 보카라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가스 수요 증가로 수입 기업에 관세 혜택을 제공했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 둔화때문에 중국의 LNG 수요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오랫동안 LNG 수입 중단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중국은 미국 대신 러시아에서 LNG 수입을 모색하고 있다.
장한후이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는 "러시아산 LNG를 사려는 업자가 확실히 많다. 여러 구매자가 대사관에 러시아 공급업체와의 접촉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분명히 러시아산 LNG 수입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의 LNG 수입국 순위에서 호주와 카타르에 이어 3번인 동시에 중국과 새로운 가스관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 인근 퍼미안 분지에서 촬영된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 시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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