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없이 75만8000원에 인수..김동관 부회장 등 약 122억원어치 매수도
[파이낸셜뉴스] 한화그룹 삼형제가 100% 주주인 한화에너지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할인 없이 75만8000원에 171만5040주 인수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과 임원 90여명이 한화에어로 주식 약 122억원어치를 매입한 후 행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화에너지 등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 등 3개사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유증 참여를 최종 결정했다. 한화에너지 등은 4월 28일 거래대금을 납입하고 이번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해당 주식은 5월 15일 상장돼 1년 간의 보호예수 기간을 적용받는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등에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은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되돌아가게 됐다. 한화 삼형제 승계 자금 논란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게 된 셈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미래 투자를 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가 경영권 승계 논란으로 이어지자,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유상증자 결정 이후 승계 문제로 비화되는 분위기 때문에 (김승연) 회장이 바로 의사결정을 했다"라며 "소액주주 가치 희석 문제를 논란의 본질로 해석해 밤을 새 고민하고, 어떤 방법이 시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한 발 빠른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02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인수하며 김종희 선대회장의 신용과 의리의 경영 신념을 승계했다. 대한생명의 경영 정상화까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며, 산업 자본의 금융업 진출 비판을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일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7.1% 상승했고, 4월 18일까지 29.0% 상승해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당초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된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던 것은 물론 소액주주들은 향후 결정될 가격 기준 15%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종가는 역대 최고인 82만8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검토 및 3월 20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발표 당시 주가와 비교해 각각 29.0%, 14.7% 상승한 것이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3월 20일 이후 18일까지 5.8% 하락했다.
한화에어로는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정정공시 요청에 앞으로 신속하고 성실하게 응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책임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실행 중이다. 일반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IR 설명회, 언론 설명회, 유튜브 출연, 시민단체 토론회 참관, 소액주주 소통을 위한 콜센터 개설, 홈페이지 소통창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 및 시장과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초일류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지면서 한화오션과 함께 ‘글로벌 조선-해양-에너지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할 3조6000억원을 포함해 약 11조원을 유럽 현지 생산거점 확보와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 필수적이고 시급한 사업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
매출 증대를 위해 6조2700억원 규모로 해외투자를 추진한다. 동유럽 천무 유도탄 및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조인트벤처(JV), 미국 탄약 스마트팩토리 투자 등이다. 8000억원 규모 해외 십야드, 3000억원 규모 친환경 해운 투자를 하고 해외 에너지 기업과 해운 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1조5600억원을 투자한다. 수출형 지상장비 및 유도탄 개발 투자가 대표적이다. ESS, 첨단항공엔진, 무인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개발에도 투자한다. 지상방산 인프라에는 2조2900억원을 투자한다.
MCS 스마트팩토리 등이 대상이다. 항공우주산업 인프라에는 9500억원을 투자한다. 북미 액화천연가스(LNG) 액화 터미널 투자, LNG 트레이딩 사업 진출 및 밸류체인 완성, 해운 JV 설립, 해상 풍력 설치선 사업 투자 등도 추진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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