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위해 발로 뛰고, 공부하는 것은 의원의 소임" 윤창철 양주시의회 의장
육군 무인 항공기 헬기 충돌 사고 관련 군 당국 강력 규탄
소통과 협치로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 만들 것
21일 윤창철 양주시의회 의장이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양주시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양주=김경수 기자】 윤창철 양주시의회 의장은 지역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과 소통 행보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장을 강조한다. 시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발로 뛰고 공부한다. 그것이 시의원의 '소임'이라고 말한다. 21일 윤창철 의장을 만나 2025년 과제와 현안, 의회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양주시의회를 이끌게 된 소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도 양주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을 만나 소중한 의견을 귀담아 듣고 있다. 동료 의원들의 도움으로 '3대 의정' 지표인 발로 뛰는 현장 의정, 성장하는 젊은 의정, 연구하는 전문 의정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섰다고 생각한다. 양주시가 곧 인구 30만 시대를 맞이한다.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의정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생각이다.
―그간의 성과와 올해 목표는 무엇인지 말해 달라.
▲양주시 숙원이던 '경기동북부 공공의료원'을 유치하려고 마지막 순간까지 역량을 집중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의회는 공공의료원을 양주에 유치하기 위해 건의안 채택 및 시민 서명 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그 결과, 공공의료원을 양주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의료 인프라를 한층 더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 환경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신설 학교 설립 공사 지연에 따른 학생 불편 해소, 학생 운동선수 최저 학력 제도 개선 등의 건의안을 채택했다. 올해는 성장과 공존의 길을 활짝 열 생각이다. 양주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동서 간 지역 격차를 줄여야만 한다. 조화와 균형을 갖춘 양주의 토대를 만들 생각이다.
―최근 육군 무인 항공기가 군 부대 안에서 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천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기 오폭 사고에 이어 우리 양주에서도 큰 사고가 발생했다. '가납리 비행장'에서 무인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양주시는 군 훈련이 상당히 많아 사고가 늘 빈번한 곳이다. 의회는 정부와 군 당국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한 훈련은 필요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훈련 차량이 이동할 때마다 소음과 교통 혼잡으로 극심한 생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훈련장 오발탄 사고는 또 어떤가. 이렇듯 양주 시민은 수도권 규제, 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제 등 여러 중첩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회 차원에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강력히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군 관련 사고들은 우리 지역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다. 앞서 말했듯 군사시설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간 개인의 행복 추구권 침해는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는 희생을 겪고 있다. 신체·정신적 피해를 넘어 재산 손실 부분도 크다. 지속적인 소음과 스트레스는 불면증과 난청 등의 건강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의회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더 이상의 유사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 입장문을 보낸 상태다. 정부는 지역 개발과 시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비행장과 사격장을 즉각 폐쇄하고, 이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군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조사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훈련 시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엄격한 안전 수칙을 적용해 주민을 보호할 대책 또한 시급하다. 군사시설과 공존하며 불편을 감수한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의회는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양주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열린 고 신효순·심미선양의 22주기 추모 행사 모습.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제공
―무인 항공기 말고도 시민들이 겪는 군 관련 피해가 있다면.
▲양주는 포 사격장인 노야산종합전술훈련장을 비롯한 10개의 사격장과 가납리 비행장을 포함한 2개의 군용비행장이 있다. 백석·광적 주민들은 전차, 포탄 등의 굉음과 항공기 소음, 오발탄의 공포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기본권이 짓밟힌 세월이 족히 50년을 훌쩍 넘는다. 모든 국민이 월드컵으로 열광하고 있던 2002년 6월13일, 양주는 사랑하는 두 친구를 잃었다. 학교를 마치고 함께 걷던 길에서 훈련에 참가한 장갑차에 치여 두 여중생이 세상을 떠났다. 참 안타깝고 끔찍한 일이다. 군용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시민들은 불안에 떤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들의 학습권 침해가 상당히 우려된다.
▲교육 환경이 완전히 붕괴됐다. 아이들이 떠나고 있다. 마을에 미래가 없다. 백석읍과 광적면에는 초등학교 7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가 있다. 그러나 군사 소음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역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 당연히 아이들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신지초·백석초·연곡초·은봉초 등 6개 학교는 단 한 개 학급도 못 채운 것으로 안다. 가납초는 겨우 두 학급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남아 있는 학생들은 군용 항공기와 박격포 굉음이 반복되면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정서적 불안정, 우울증 등을 겪고 있다. 교사들조차 하루빨리 전출을 희망하는 실정이다. 국가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 희생을 전제한 안보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정부는 실질적이고 신속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남은 기간 양주시의회 어떻게 이끌 것인지.
▲시의원 당선, 의장에 취임한 뒤에도 같은 목표가 있다. '일 잘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는 것이다. 양주는 여전히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도시의 성장 속도는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핵심을 꿰뚫는 일꾼이 돼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다짐한다. 남은 기간 의원의 책무인 조례의 제정과 공정한 예산 심사, 시민을 위한 정책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소통과 협치로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 올해는 우리 양주가 명실상부한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다. 의장으로서 최선의 대안과 타협점을 찾는 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
시민 행복과 양주 발전을 위해 시와 적극 소통하고, 협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2ks@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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